불수능 여 상위권 학생 상향 지원 추세
서울·수도권과 지역 간 경쟁률 차이 지속
교대 초등교육과 지원자 수 전년比 급증

지난해 12월 14일 코엑스에서 열린 정시박람회 현장.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지난해 12월 14일 코엑스에서 열린 정시박람회 현장.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올해 주요 대학 정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상승했다. 수능의 난이도가 높아 변별력이 커지면서 상위권 학생의 소신 지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유웨이, 종로학원, 진학사 등 입시업체가 공개한 정시모집 원서 접수 결과 분석 내용을 보면 202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를 비롯한 주요 10개 대학 경쟁률은 5.32대 1로 지난해 4.75대 1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불수능 여파…소신·상향 지원 늘면서 서울 주요 대학 경쟁률 증가 = 특히 서울대는 4.44대 1의 경쟁률로 정시모집을 마감하면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는 고득점자들의 소신 지원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원 인원도 지난해 4455명에서 올해 6971명으로 2516명이 증가했다. 또한 인문계열 지원 인원은 200명가량 증가했지만, 자연계열 지원 인원은 1871명에서 366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과학탐구 영역에서 제한을 없앤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총 1650명 모집에 6966명이 지원하면서 4.2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모집인원이 크게 감소한 일반전형의 경우 1210명 모집에 4747명이 지원해 3.92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신설된 교과우수전형의 경우 440명 모집에 2219명이 지원하면서 5.04대 1로 높은 지원율을 기록했다.

성균관대는 1653명 모집에 9306명이 지원해 5.6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정시 모집 인원이 증가했는데 지원자도 늘면서 지난해 4.08대 1에 비해 지원율도 크게 상승했다. 특히 에너지학은 52.45대 1로 전체 모집 단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도체융합공학 또한 48.61대 1을 기록하며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연세대 역시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원율이 늘었다. 1695명 모집에 총 8083명이 지원해 4.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세대는 서울 주요 대학 중 수시 이월 인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대학으로 이월인원을 포함해 지난해 1792명, 올해 1884명을 정시에서 선발해 정시 선발 인원이 소폭 증가했다.

그밖에도 서울에 주요 대학들은 경쟁률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경쟁률을 유지하면서 선방했다. 국민대 5.88대 1(지난해 5.97대 1), 동국대 4.77대 1(지난해 5.2대 1), 서울시립대 4.33대 1(지난해 4.45대 1) 등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경쟁률 향상은) 최상위권 졸업생의 증가와 함께 변별력이 확보된 수능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소신 지원 경향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정시 비중 축소됐지만 지역 대학 경쟁률 하락 추세 = 서울·수도권 대학으로의 상향지원 추세가 이어지면서 지역 거점국립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의 지원자 수는 감소했다.

강원대의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은 4.28대 1로 지난해 4.35대 1보다 줄었다. 경상국립대는 4.03대 1(지난해 4.31대 1), 부산대 3.97대 1(지난해 4.10대 1), 전남대 3.50대 1(지난해 4.17대 1), 제주대 4.29.대 1(지난해 4.40대 1), 충북대 6.01대 1(6.57대 1) 등으로 대부분의 거점국립대에서 경쟁률이 하락했다.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높아진 곳은 경북대, 전북대, 충남대 3곳이다. 지역 사립대 역시 비슷한 추세다. 동아대 4.52대 1(지난해 4.75대 1), 영남대 4.68대 1(지난해 5.84대 1) 등으로 작년보다 경쟁률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소재 대학을 선호하는 추세가 갈수록 커지면서 2024학년도 이후에도 수험생 하락 추세가 이어져 수도권과 지방 소재 대학 간 양극화 현상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인문계보다 자연계열 인기 높아져 = 올해는 자연계열 수험생은 증가하고 인문계열 수험생은 감소했다. 올해 자연계열 지원자는 6만 4759명에서 6만 9420명으로 증가한 반면, 인문계열 수험생은 1만여 명 감소했다.

주요 대학의 자연계열 경쟁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립대 나군 인문계열은 국제관계학과가 4.15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가군에서는 첨단융합학부 융합바이오헬스전공이 10.40대 1, 첨단인공지능전공이 15.20대 1 등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성균관대 역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간 경쟁률의 큰 차이를 보였다. 나군 인문계열에서는 글로벌경영학과가 8.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군 에너지학은 52.45대 1로 전체 모집 단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도체융합공학 또한 48.61대 1을 기록했다.

한양대는 예체능 모집단위를 제외하고 가군에서 식품영양학과가 6.50대 1로 경쟁률이 높았다. 나군의 경우 반도체공학과가 11.40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고,이어 미래자동차공학과가 9.10대 1, 생명공학과 8.91대 1, 데이터사이언스학부 8.80대 1 순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다만 상위권 주요대 인문계열 지원자 수는 작년 5만 6643명에서 올해 5만 6905명으로 증가했다.

■ 교대 정시모집 경쟁률 상승…일시적 현상으로 보여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인원 감축 이슈와 교사 처우 문제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초등교육은 모든 대학에서 전년 대비 경쟁률이 상승했다. 최근 5년 새 최대치이지만 합격선 하락에 따른 합격 기대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을 분석했다.

올해 전국 13개 교대를 비롯해 초등교육과 정시모집 지원자 수는 지난해 4280명에서 8025명으로 전년 대비 87.5%로 급증했다. 한국교원대 5.76대 1(지난해 4.98대 1),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4.38대 1(3.88대 1), 경인교대 3.74대 1(1.40대 1), 대구교대 3.42(1.73대 1)대 순이다. 경인교대는 지난해 최하위 경쟁률을 보였으나 올해 경쟁률이 가장 크게 올랐다.

춘천교대와 부산교대 등도 3.65대 1과 3.13대 1을 기록했다. 두 개 대학은 지난해 각각 2.28대 1, 1.77대 1로 2대 1을 밑돌았으나 올해는 대부분 3대 1 정도로 마감됐다. 전국 10개 교대도 지난해 평균 1.87대 1에서 올해 3.15대 1로 경쟁률이 급상승했다. 서울교대의 경우 지원자 수가 지난해 431명에서 1093명으로 15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웨이 측은 “경쟁률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합격 틈새를 노린 수험생이 대거 지원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시 중복합격으로 인한 연쇄적 이동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실제 합격선이 어떻게 되는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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