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대서 공부하는 송용섭 천사원장, "지도자 길러"



“알리프 바 타 싸 짐 하 카~”

이집트 카이로 쇼브라 지역 장애아동보호시설 ‘천사원(Angel's Garden)’. 50도를 넘나드는 열풍을 타고 노래 ‘이프타흐 야 씸씸(열려라 참깨)’이 울려 퍼진다. 아이들의 입에서 노래가 나오자 송용섭 천사원 원장의 어깨도 덩달아 들썩인다.

165㎡(약 50평) 남짓한 크기의 천사원은 자폐증, 다운증후군 등 지체 장애 아동을 위한 시설이다. 중증장애를 앓고 있으나 형편이 어려워 방치되고 있는 장애아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하고 특수교육을 진행한다.

한국인인 송 원장이 이 곳 아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2년 전이다. 국제 NGO 단체인 한국국제기아대책본부의 기아봉사단원으로 이집트에온 것이 계기가 됐다. 송 원장이 이곳에 온 뒤 가난 때문에 꿈조차 꿀 수 없었던 아이들은 ‘혼자’ 인생을 살아가는데 익숙해졌다. 송 원장이 정신연령이 4세 수준인 4~17세 22명의 아이들에게 혼자 걷고, 혼자 식사하는 법부터 가르친 덕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진 크롤로스라(5세)의 어머니는 “신의 저주를 받아 이런 아이가 태어났다”며 울곤 했다. 그러나 송 원장이 한 달에 한 번 부모들과 모임을 갖고, ‘주어진 삶을 비관하지 말고 변화시키도록 노력하자’며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크롤로스라의 어머니는 지금 다른 장애아동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송 원장이 8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은 장애를 앓았던 동생 때문이었다. 자신의 처지에 비추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헤아릴 수 있다.

그의 봉사는 끝이 없다. 내년엔 이집트 헬루완의 쓰레기마을에 제2의 천사원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이집트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기 위해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복수전공하고 있다. 오만에 있을 때 마을 사람들이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며 집에 방문하곤 했지만,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몰라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사이버한국외대에 입학했다.

송 원장은 현재 열악한 인터넷 환경 속에서도 열정으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오만에서는 1시간 강의를 듣기 위해 인터넷 사정이 조금 좋은 아랍에미리트까지 가서 강의를 들었다”며 “강의를 듣는 순간만큼은 그리운 고국 땅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이집트 아인샴스대학 한국어학부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할 계획이다.

“봉사는 ‘삶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송 원장.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으니 당연히 이웃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집트에 10개의 천사원을 세워 3000여 명의 아이들을 미래의 이집트 지도자로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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