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대학 확산 우려 개강 늦추기도

2학기 개강을 앞둔 대학가에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비상이 걸렸다.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해 여름 국제학교를 중단하는가 하면, 개강 일정을 연기한 대학도 나오고 있다.

배재대는 지난 11일 시작한 국제학교를 5일 만에 중단했다. 대만 학생 4명과 중국 학생 1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대학은 특히 해외 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에게 감염이 확산될 것을 우려, 개강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캠퍼스 일대를 소독하고 있고 개강을 1~2주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대는 24일 예정된 개강일을 오는 31일로 연기했다. 신종플루 감염 잠복기간이 일주일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캠퍼스에서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대학들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고려대는 최근 국제하계대학 등 수강을 위해 입국한 17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진행하고 격리된 기숙사를 이용토록 하고 있다.

특히 발열체크 과정 중 학생 4명이 의심증상을 보여 정밀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숙명여대는 신종플루 감염 예방 수칙을 학내 곳곳에 부착했으며, 인하대는 학내 보건소에서 상담카드를 통해 스스로 감염 여부를 파악토록 하고 있다.

각 대학들은 최근 해외에 다녀온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들을 감염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집중 관리하고 있다. 또 개별적으로 해외에 다녀온 학생들의 현황 파악에 분주하다.

또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되는 학생들에게는 일주일간 등교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입국한 학생은 여권사본이나 출입국사실증명원을 첨부해 결강원을 제출하면 입국 이후 7일간 공결이 가능하다.

신종플루가 계절성 독감처럼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과 겨울철에 집중 발현할 것으로 보여 개강 이후에도 대학가 신종플루 경계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대학으로서는 학생의 자발적인 보고나 격리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개강 이후가 더 큰 문제다"고 말했다.

신종플루의 증상은 독감과 비슷하며, 발열과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오심, 무력감, 식욕부진, 설사와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한용수·신하영·민현희·이정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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