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성 마이스터대사업단협의회 회장(동원과학기술대 부총장)

장인성 마이스터대사업단협의회 회장(동원과학기술대 부총장)
장인성 마이스터대사업단협의회 회장(동원과학기술대 부총장)

전문대학은 2~3년 사이의 전문학사·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교육환경에 전문대학 교육의 차별성을 부여한 것이 바로 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마이스터대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스터대는 대학의 일부 학과(또는 전체)에서 고숙련전문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직무중심의 고도화된 교육과정을 편성해 △단기직무과정 △전문학사과정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전문기술석사과정 등을 운영하는 전문대학이다.

전문기술석사는 석사학위와 동등한 학위로 인정된다. 이수학점을 채운 후 산학프로젝트, 논문, 고숙련 자격증 취득 등으로 학위가 수여된다. 박사학위 과정에도 지원할 수 있다. 특히 논문보다는 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하기 위한 주제의 산학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중심을 둔 고숙련 전문가 양성 과정이라 할 수 있다.

2022년 8개교 13개 교육과정을 시작으로 2023년도 8개교 총 10개 교육과정, 2024학년 7개교 7개 교육과정을 인가해 총 30개 전문기술석사과정이 운영된다. 이러한 마이스터대 전문기술석사교육과정이 전문대학의 교육 정체성을 모두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전문대학은 일반대와 폴리텍 사이에서 교육의 정체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혼돈의 상태에서 방랑자의 모습을 보였던 것이 현실이었다. 매년 신입생 모집, 최근 지자체와 연계 협력 사업을 추진할 때 체감하는 현실이라 할 수 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전문대학 고유의 교육영역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기술석사과정은 한 줄기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제 막 출발한 전문기술석사과정 마이스터대가 전문대학만의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첫째, 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에 대한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다. 현재 대다수 국민은 전문대학이라는 고정관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2~4년제를 모두 운영하는 전문대학의 다양한 학제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한 현실이다. 전문대학의 간호학과를 2년제라고 아는가 하면,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막 시작한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전문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생소한 소식으로 전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전문대 학제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전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신문과 방송, SNS, 전공 분야별 잡지 등의 매체를 이용한 적극적인 홍보전략이 필수다. 교육부 차원의 대국민 홍보와 전문기술석사과정 운영대학의 로컬 홍보, 마이스터대 학생이 참여하는 자체 홍보 등이 다면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 참여대학과 지역산업체 간 거버넌스 전략이다. 2022년부터 참여한 대학을 시작으로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운영하는 대학과 관련 산업체 간 전문기술석사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학·산업체 간 거버넌스를 통해 대학 간 석사과정 운영에 대한 노하우와 지역산업이 요구하는 다양한 수요를 전문기술석사 교육과정에 수렴해 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의 차별화되고 질적인 고도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전문기술석사과정은 일반대 석사와 달리 입학, 교육과정, 졸업 등 기준이 차별화돼 있으므로 참여대학 간 질적인 고도화를 지속 추진해야만 한다. 이는 결국 일반대 석사과정과는 달리 전문대학에서만 운영이 가능한 전문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다.

또한 전문기술석사과정에 참여하는 학과·교원의 전문역량 강화도 절실하다. 이론보다 현장 직무 중심의 교원역량 강화를 위해 개인·대학 차원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뤄져 현장에서 요구하는 학습역량을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전문기술석사과정 마이스터대 학생들에 대한 대우다. 전문기술석사과정 마이스터대를 졸업한 학생들은 혼자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했다는 의미다.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면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듯이 마이스터대 졸업생들은 연구를 수행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학사 다음에 석사라는 학제 의미를 부여해 전문기술석사 출신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

일반대 석사과정 학생들이 각종 학회 학술대회에 참여하고 연구자들과의 정보 공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듯이, 전문기술석사과정 학생들도 학회·기술교류회 등에 참여해 연구자로서의 역량을 쌓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전문기술석사과정의 경우 일반 학회 발표회와 달리 실용·개선 기술 등을 이용한 사례 중심의 발표회로 개최해 학생들의 접근용이성 확보와 자긍심을 동시에 부여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법은 참여대학들이 협의해 학습자 시각에서 고려한다면 다양한 전략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의 지속적 지원과 노력이다. 전문대학 학제에 석사과정을 도입했다는 것은 학사 유연화 제도의 가장 큰 축이라 할 수 있다. 전문대학에서 단기과정, 전문학사과정,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전문기술석사과정 등 체계적 교육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학습자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뜻한다.

전문기술석사과정은 학습 욕구가 높은 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매력이 있어야 한다. 학습 매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기술석사과정이 자리 잡기 전까지 대학 차원의 지속적 관심과 재정 지원이 당분간 이뤄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마이스터대 지원사업 덕분에 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이 확산하고 있지만, 더욱 많은 대학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문기술석사과정 인가 조건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학 교수는 산업체 공동 기술개발 참여, 현장 애로기술 지도, 재직자 직무교육, 정부 연구개발(R&D) 기술 심사 등을 통해 다양한 산업체 연계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경력이 산업체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면 전문대학에서 전문기술석사과정 운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믿는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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