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글로컬대학위원회 자문위원, 인덕대 교수)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글로컬대학위원회 자문위원, 인덕대 교수)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글로컬대학위원회 자문위원, 인덕대 교수)

30개의 글로컬대학 중 10개 대학이 선정됐다. 올해도 10개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1월 중에 사업공고를 하고, 4월에 예비지정, 7월에 본지정하는 계획이다. 10개 대학들의 최종 선정된 사업 내용이 알려졌기 때문에 올해 글로컬대학30을 준비하는 대학들은 지난해보다는 준비에 수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문대학에서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은 일반대학 중심으로 선정될 것이며, 전문대학들은 들러리만 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많다.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글로컬대학30은 연구 중심의 글로벌대학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과 로컬의 비중을 볼 때 오히려 로컬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한다. 전문대학들도 글로컬대학30에 도전해 충분히 선정될 수 있다. 글로컬대학30에 전문대학들이 선정되기 위한 준비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정리한다.

첫째, 단일대학으로는 어렵다. 컨소시엄으로 가야한다. 연간 200억씩 5년간 1000억 규모의 사업은 단일전문대학으로 진행하기는 어렵다. 컨소시엄은 동일 산업분야로 할 수도 있고, 여러 분야가 모여진 산업분야로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은 여러 지역에 걸쳐 분포돼 있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지역 전문대학들끼리 컨소시엄이 가능하다. 이 경우 대학의 전체 학과가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관련학과인 자동차학과가 있는 대학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자동차학과가 사업을 하는 것이다. 컨소시엄 대학들이 속해 있는 지방자치 단체도 컨소시엄으로 들어와야 할 것이다.

둘째, 고도의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생산, 제조 분야가 적합하다. 2023년에 선정된 10개 대학들의 주요 산업 분야 및 내용을 보면 연구중심의 성격이 강하다. 전문대학의 입장에서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생각한다면 대량 생산의 제조 분야가 적합하다. 단순 제조 기술이 아닌 스마트팩토리나 스마트 팜과 같은 고도의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제조 기술 분야가 적합하다.

셋째, 평생직업교육 성인학습자 분야가 적합하다. 윤석열정부 국정과제 85번에 전문대학을 평생직업교육 중심의 직업전환교육기관으로 지정·운영한다고 나와 있다. 성인학습자 중심의 직업교육에서 업스킬(up-skill), 리스킬(re-skill), 퓨전스킬(fusion-skill)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비경제활동 성인을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을 통해 지역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넷째, 외국인유학생 및 외국인근로자 연계를 통한 지역산업 활성화를 담아야 한다. 성인학습자의 평생직업교육만으로 지역 산업을 일으키기에는 부족하다. 지역의 뿌리산업, 지역거점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국내 성인 학습자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 정부는 지역 소멸위기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유학생 유치부터 정주까지의 계획을 담은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방안(스터디코리아 300K) 사업을 발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2023년 10월에 발표한 ‘외국인 근로자 활용현황 및 정책인식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는 내국인보다 “생산성은 낮고, 인건비는 높다”라고 발표했다. 외국인 근로자 직업교육과 정주를 연계해 지역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담아내야 한다.

다섯째, 성인학습자, 외국인유학생 및 외국인근로자 중심의 교육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교육, AI 맞춤형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성인학습자, 외국인근로자의 직업교육은 학위과정이 아니다. 희망하는 직무의 업스킬(up-skill), 리스킬(re-skill), 퓨전스킬(fusion-skill)에 따라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1~2년까지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개인별로 학업 경로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기본적인 학습은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개인별 학습차이는 AI를 적용한 맞춤형 학습으로 해결해야 한다.

여섯째, 지역정주를 위한 취업에 집중해야 한다. 작년에 선정된 대학들은 취업 영역을 중요하게 다룬 대학이 없었다. 연구개발 중심의 과정에 주로 창업을 연계했다. 전문대학들은 지역 정주에 취업을 연결해 차별화 할 필요가 있다. 지역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창업보다 취업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일곱 번째, 이미 선정된 대학과 사업의 내용이 중복돼서는 안 된다. 수도권을 제외한다면 지역별로 평균 2개 대학 정도 선정될 것이다. 동일 지역에서는 산업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조건도 유사하다. 이미 선정된 대학이 있다면 사업 내용이 중복돼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컨소시엄 참여대학 간의 공유·협력과 양보다. 자신의 대학만이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는 글로컬대학30에 진입할 수 없다. 주관대학은 참여대학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배려해주고 자신의 대학을 가장 마지막에 둬야 한다.

지금도 많은 대학들이 글로컬대학30 진입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2차년도에는 전문대학들이 꼭 진입해야 한다. 일반대학만이 지역거점 대학의 역할을 하라는 법은 없다. 전문대학도 충분한 자격과 능력이 있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