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얼음의 초기 결정 형성과 변이 과정 최초로 밝혀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화공생명공학과(KU-KIST 융합대학원 겸임) 안동준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정원 교수 연구팀은 얼음의 나노결정 성장 메커니즘에 관한 혁신적인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 실험과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나노스케일 얼음결정의 초기 성장과정을 추적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얼음 결정화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성장 메카니즘과 계면 구조를 밝혀냈고, 해당 연구 성과는 복합자연과학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Nature Communcations(IF=16.6)에 1월 30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왼쪽부터 안동준(공동교신저자, 고려대 교수), 박정원(공동교신저자, 서울대 교수), 이민영(공동1저자, 서울대), 이상엽(공동1저자, 고려대), 강민호(공동1저자, 가톨릭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기에 형성되는 얼음은 세 가지 형태인 입방형 얼음(cubic ice), 육각정 얼음(hexagonal ice), 그리고 이 두 형태가 혼합된 이종 결정성 얼음(hetero-crystalline ice)으로 나타난다. 이 중 입방형 얼음은 상대적으로 결정크기가 작고 성장이 제한적인 반면, 이종 결정성 얼음은 빠른 성장을 보이며, 특히 프리즘 면을 따라 성장하는 속도가 기저 면보다 더 빠른 이방성 성장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됐다.

초저온 전자현미경, 고분해능 전자투과현미경,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나노스케일에서의 얼음 성장 관측. 입방형 얼음과 이종 결정성 얼음은 결정 성장 메커니즘과 계면 구조에서 차이가 있음을 밝힘. 이종 결정성 얼음의 경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고 특정 계면에서 밀도가 낮은 준-얼음 구조가 존재함을 발견하였음.
초저온 전자현미경, 고분해능 전자투과현미경,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나노스케일에서의 얼음 성장 관측. 입방형 얼음과 이종 결정성 얼음은 결정 성장 메커니즘과 계면 구조에서 차이가 있음을 밝혔다. 이종 결정성 얼음의 경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고 특정 계면에서 밀도가 낮은 준-얼음 구조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이러한 이방성 성장은 물-얼음 계면에서 나타나는 물 분자의 밀도와 구조 차이 때문으로 밝혀졌다. 느리게 성장 중인 입방형 얼음 근처의 물 분자들은 액체 상태의 물과 비교했을 때 밀도나 구조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 빠르게 성장하는 이종 결정성 얼음의 계면에 존재하는 물 분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밀도와 높은 사면체 배열을 가진 준-얼음(pseudo-ice) 구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음계면 영역에서 물 분자들의 클러스터 구조는 각 얼음면들의 표면에너지의 차이로 조절됨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초기 단계에서 얼음의 형성과 성장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이해를 제공하며, 얼음성장을 나노크기 차원에서 제어하는 새로운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기후 변화, 항공 안전, Subzero 배터리, 각종 산업설비 결빙제어, 그리고 식품 및 의약품의 저온저장 콜드체인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얼음과 관련된 산업과 환경 분야에서 새로운 통찰력과 해결책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