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문경시 대학 유치 총력 전 가속화
대학이 지역에 미치는 다양한 효과 기대
“대학과 지역 간 밀접한 연계가 중요해”

지난달 24일 세종시에서 열린 세종 국립대학교 설립 및 유치방안 토론회 현장 사진. (사진=세종시의회)
지난달 24일 세종시에서 열린 세종 국립대학교 설립 및 유치방안 토론회 현장 사진. (사진=세종시의회)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대학이 존폐 위기를 역설하고 있지만, 반대로 지역에 캠퍼스를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5일 세종시의회는 ‘대학캠퍼스 유치를 위한 특별위원회(대학유치특위)’, ‘새로운 생각연구소’와 공동으로 ‘세종 국립대학교 설립 및 유치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 시의회는 대학유치특위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세종시에 대학 유치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 하고 있다.

하나의 경제도시 만드는 대학…낙수효과 기대 = 지역에서 대학을 유치하려는 가장 이유 중 하나는 대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다. 대학에 모이는 자원들로부터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는 물론 신규 인구 유입, 대학 주변 환경 개선, 문화적 활성화 등 다방면에서 파급력을 가진다.

2017년 발표한 ‘지역거점 국립대학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대가 전라북도에 존재하면서 생기는 생산효과는 전북 전체 예산의 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13년 지역산업연관표를 사용해 지역거점 국립대인 전북대가 전북지역 경제에 미치는 유발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약 4760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5096명으로 추산됐다. 지역주민의 가계지출에 의한 유도효과까지 포함하면 생산유발효과는 약 5460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5927명으로 올라간다.

세종 국립대 설립 및 유치방안 토론회에서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이 “세종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학창 시절을 보낸 아이들이 지역 대학을 졸업해 지역의 인재로 성장하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의 상생과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경북 문경 역시 대학 유치에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 신현국 문경시장은 숭실대와 한국체대의 문경캠퍼스 유치를 공약 사항으로 내걸었다. 문경지역 각 기관과 시민단체 대표 등 700여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캠퍼스 유치에 공을 들인 것이다. 지난해에도 문경시는 한국체대와 숭실대 문경캠퍼스 유치를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유치전을 지속했다. 문경시는 2024년 중점과제에도 한국체대와 숭실대 유치를 포함시켰다.

이처럼 문경시가 대학 캠퍼스를 유치하려는 이유는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위기를 대학 유치를 통한 젊은 인구 유입으로 극복하기 위함이다. 신현국 시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문경 인구 7만 명이 무너질 위기에서 방법은 결국 외부에서 전입 인구를 늘리는 것”이라면서 위기 극복 방안으로 대학 유치와 기업 유치를 강조했다.

대학과 지역 간 밀접한 연계 중요해 = 중요한 것은 ‘대학이 지역사회와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하느냐’이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연계하지 못한다면 대학 캠퍼스 유치로 인한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대학폐교가 지역경제 및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남원 지역에 폐교된 서남대의 경우 폐교로 인한 지역 내에서의 영향이 매우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소득 측면에는 일부 영향이 있었다. 서남대 남원 본교의 2016년 총 지출액은 263억 원이었는데 그 중 교직원 급여로 183억 원이 지출됐다. 전체 교직원 315명 중 남원에 거주하는 교직원은 30~40% 정도로 폐교에 따른 고용소득 감소가 연간 약 55~73억으로 조사됐다.

다만 지역고용시장에서의 영향은 매우 미흡했다. 외지학생 비율과 남원 출신 졸업생의 타 지역 취업으로 지역 내 노동공급이 10~20%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이는 2017년 졸업생 348명 중 35~70명만이 지역노동시장에 공급됐다는 의미다. 대학과 지역이 연계할 수 있는 기술이전에도 큰 영향이 없었다. 서남대는 지역경제와 지역사회 요구를 반영한 교육편성과 운영에 미흡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생산된 지식과 기술이 사회적 환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지역경제의 수요과 졸업생의 공급에서도 미스매치를 보이게 된 것이다.

특히 지역대학만의 강점이 없으면 대학의 미래를 가늠할 수 없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간 통폐합도 가속화 되는 추세다. 지역의 오랜 전통을 가진 대형 국립대도 생존을 위한 통폐합 시류에 가세하고 있다. 글로컬대학 사업을 진행하는 정부의 기조도 대학 간 통폐합을 간접적으로 유도한다.

지역 대학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 대학이 있다고 해도 그 지역과 계속해서 협업하고 연계 사업을 이어가지 않는다면 수도권 집중 시대에 대학과 지역 모두 공멸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학 유치를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계획을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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