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대 전문기술석사과정 졸업 앞둔 노성언 버추얼 브라더스 대표
영상 분야 25년 ‘베테랑’도 반한 고가 장비, 스튜디오, 인력, 행정 지원
강의실은 현업 전문가들 ‘토론의 장’ 역할…“현장서 본 신기술 공유해”
직원들도 마이스터대 진학 준비…“개인, 회사 모두 성장하는 기회 되길”

노성언 버추얼 브라더스 대표가 지난 1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한국영상대 전문기술석사과정 수업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노성언 대표는 오는 9월 전문기술석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다. 노 대표는 한국영상대 전문기술석사과정에 입학했을 때 신세계를 접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주지영 기자)
노성언 버추얼 브라더스 대표가 지난 1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한국영상대 전문기술석사과정 수업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노성언 대표는 오는 9월 전문기술석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다. 노 대표는 한국영상대 전문기술석사과정에 입학했을 때 신세계를 접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주지영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최근 버추얼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유튜버뿐만 아니라 버추얼 아이돌 그룹도 등장했다. 그룹 ‘플레이브(PLAVE)’, ‘이세계아이돌’ 등이 대표적이다. 2D, 3D로 구현된 캐릭터가 실제 사람들과 소통하고 무대에 오른다. 인공지능(AI), 챗(chat)GPT, 메타버스 등 과학 기술 발달은 어느 때보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작금의 기술 혁신은 ‘영상 촬영 베테랑’들도 긴장하게 만든다.

영상 분야에서 약 25년간 일한 노성언 버추얼 브라더스 대표도 마찬가지다. 노성언 대표는 ‘버추얼 브라더스’를 운영하면서도 새로운 촬영 기술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 촬영 현장에서 만난 새로운 장비, 기술은 언제나 그에게 설렘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일본 소니(SONY)사의 베니스 카메라는 ‘장비 덕후’인 노 대표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이 카메라를 처음 접했다. 다른 촬영에도 사용하고 싶었으나 대여하는 데 많은 돈이 들어 그림의 떡이었다. 그런 가운데 베니스 카메라뿐만 아니라 8K 카메라도 쓸 수 있는 곳을 발견했다. 바로 세종시에 있는 한국영상대학교다. 마침 대학에서 ‘실감형융합콘텐츠계열(전문기술석사과정)’ 학생을 모집할 때였다. 그는 대학 장비도 마음껏 쓰고 기술 연구도 하겠다는 포부로 입학을 결정했다.

올해 전문기술석사과정을 마친 첫 졸업생들의 학위 수여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교육부 ‘마이스터대 지원사업’ 시범대학으로 지정된 8개교의 첫 석사학위 졸업자다. 본 사업은 국내 전문대 가운데 단기과정, 전문학사,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전문기술석사과정을 모두 운영하는 대학을 선정해 지원한다.

노 대표도 올해 9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 14일 판교에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그는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신세계’라고 표현했다.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이수하며 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무기’를 하나씩 장착했다. 그는 마이스터대 지원사업을 누구보다 잘 활용했다고 자부했다. 수업이 있는 토요일이면 함께 공부하는 석사생들과 현장에서 봤던 기술을 두고 토론을 펼쳤다. 수업 시간은 전문가들의 정보 교류 시간이었다.

노성언 대표가 차세대 영상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 대표는 영상 기술이 급속도로 변하는 만큼 끊임없는 기술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주지영 기자)
노성언 대표가 차세대 영상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 대표는 영상 기술이 급속도로 변하는 만큼 끊임없는 기술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주지영 기자)

- 영상 분야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첫 시작은 고등학생 때였다. 당시 학교에 디지털카메라가 있었다. 아직 촬영장에 보편화되기 전이었다. 고등학교에서 디지털카메라를 접하며 영상 촬영에 흥미를 느꼈다. 이후 동국대 영화과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는 주로 아날로그 필름, 영화 예술을 공부했다. 대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디지털카메라가 도입되면서 ‘영상 기술’에 관심이 깊어졌다. 졸업 후 현장에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시각특수효과(Visual effect, VFX), 디지털 시네마 패키지(Digital Cinema Package, DCP) 등 ‘차세대 영상 기술’을 빠르게 터득했다.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에서 기술 교육에도 적극 나섰다.”

- 버추얼 브라더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버추얼 브라더스는 ‘하이퍼 리얼리티 콘텐츠 프로덕션’이다. 실사 영상을 기반으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와 융합된 콘텐츠를 제작한다. 콘텐츠 제작에는 독자 기술인 ‘버추얼리티 엔진’을 사용한다. 제작하는 콘텐츠는 초대화면·초대화각 영상 등이 있다. 이러한 영상들은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콘텐츠 제작에 주로 사용된다. 뮤지컬, 콘서트 등의 대형 무대에서도 활용된다. 이 밖에도 LED 벽, 건물 외벽의 초대형 사이니지에서 사용한다.”

*사이니지: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확장현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혼합현실(MR) 기술을 지칭하는 용어다.

노성언 대표가 지난해 한국영상대에서 AI VR 연구를 위한 카메라 세팅을 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노성언 대표가 지난해 한국영상대에서 AI VR 연구를 위한 카메라 세팅을 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 전문기술석사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장비, 행정, 인력 등 다방면으로 지원받았다. 영상 특성화 대학이어서 구성원 모두가 현장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는 점도 많은 도움이 됐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학교 스튜디오, 연구소에서 하라고 적극 권했다. 3D 리컨트럭션 연구할 때는 같은 카메라 40대도 지원해줬다. 외부에서 대여 업체에 모두 물어봤는데 동일한 종류의 카메라 40대를 빌리는 건 불가능했다. 당시 학교에서 중요한 일정 중 하나인 장비 점검 기간이었음에도 선뜻 연구를 위해 DSLR 40대 세트를 지원해줬다. 학부생들의 현장 지원도 받았다. 최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AI 영상 캠프를 진행했다. 캠프에 한국영상대 촬영조명과 재학생들이 강사로 참여했다. 학생들의 현장 적응력도 뛰어났다. 현재는 학교에 있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8K 영상 마스터링 연구소에서 8K HDR 관련 연구, 논문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노성언 대표가 로봇팔을 활용한  ‘로보틱스 VR 촬영 문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노성언 대표가 로봇팔을 활용한  ‘로보틱스 VR 촬영 문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 전문기술석사과정 재학하면서 연구한 기술로 해외 투자도 받았다. 어떤 기술인지 궁금하다.
“‘VR 멀미’를 해결하는 카메라 촬영법이다. 이 기술로 중국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 댄스’와 지난해 2월 MOU를 체결했다. VR 영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멀미다. VR 콘텐츠를 보는 사람은 서 있는데, 3D로 구현된 VR 영상이 움직이면서 인지부조화로 멀미 증상이 나타난다. 이 멀미 증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때 생각난 것이 산업 현장에서 쓰는 ‘로봇팔’이었다. VR 영상을 로봇팔에 카메라를 부착해 촬영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 촬영법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에서 스튜디오, 로봇팔 임대, 각종 촬영 장비를 지원받았다.”

- 지난해 ‘마이스터대 학생 서포터즈’로 선정됐다.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학교에 자주 찾아간 것이 이유라 생각한다. 학교에 돌비사운드믹싱실, 8K 영상 마스터링 연구소 등이 있다. 8K 레퍼런스 모니터도 여러 대 있다. 이곳에서 작업하고 싶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에 자주 가서 영상을 제작했다. 또 현장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다른 석사생들과 자주 토론했다. 직업 특성상 지방 출장도 자주 가는데, 학교를 거점으로 활동했을 정도다. 학교에서 촬영한 데이터를 정리하기도 했다. 이렇게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이스터대 지원사업도 적극 활용하게 됐고, 학생 서포터즈로 뽑혔다.”

황진이 초상화 데이터를 입력해 제작한 AI시네마 황진이. 노성언 대표는 향후 AI를 이용해 한국전통문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사진=본인 제공)
황진이 초상화 데이터를 입력해 제작한 AI시네마 황진이. 노성언 대표는 향후 AI를 이용해 한국전통문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사진=본인 제공)

- 향후 전문기술석사과정에 생기길 바라는 과목은.
“AI를 활용한 실감영상 제작 과목이 있으면 좋겠다. AI를 활용한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CF 등 실제 영상을 제작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AI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춰 전문기술석사과정에서 관련 기술 연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AI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강의가 많이 생겼지만 더 전문적으로 다루면 좋겠다.”

-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는 딥테크 팁스에 선정되는 것이 목표다. 애플의 비전프로에 최적화된 공간 영상기술도 준비 중이다. 외주 작업은 연말까지 일정이 다 잡혀있는 상황이라 더욱 바빠질 것 같다. 또한 세종시 지사와 연구소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한국영상대 전문기술석사과정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본 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회사에서 직원들의 학비 지원도 할 계획이다.”

- 후배들에게 한마디.
“2년 먼저 현장으로 진출하는 것도 좋지만, 전문기술석사과정에서 ‘내 공부’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본 과정을 졸업하고 ‘석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현장에 나가면 시작점 자체가 다를 거라고 확신한다. 저 역시 대학 졸업 후 현장에 투입됐을 때 짐 나르기부터 시작했다. 반면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이수한 뒤 현장에 나가면 연구한 기술로 본인 사업을 펼칠 수 있다. 나만의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이끄는 감독, 총책임자가 될 수도 있다.”

노성언 대표는 조연출 시절에 선배들로부터 기술을 공부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노 대표는 그때부터 디지털 아카데미에서 영상 기술 수업을 꾸준히 수강했다. 그는 간절함을 갖고 앞으로도 차세대 영상기술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주지영 기자)
노성언 대표는 조연출 시절에 선배들로부터 기술을 공부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노 대표는 그때부터 디지털 아카데미에서 영상 기술 수업을 꾸준히 수강했다. 그는 간절함을 갖고 앞으로도 차세대 영상기술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주지영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