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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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면 의대(의과대학)에 가라!”

필자가 청소년들에게 한 말이다. 청소년의 진로 결정에서 의사가 되는 것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진로란 평생을 지내면서 꾸준히 이어지거나 발전하거나 전환된다.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새로운 진로를 선택하게 되고, 만나는 사람에 의해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상황에서 의사가 된 상태라면 진로의 변경이나 확장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수입 측면이나 사회적인 확장과 연결 측면에서 운신의 폭이 넓다.

의사 수입은 다른 직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상급 종합병원 전문의 평균 연봉은 1억 5751만 원이고, 의원급에서 일하는 전문의 평균 연봉은 2억 6877만 원이다.(기사 출처 : 매일경제. 2024.02.22. 전공의에 목숨 맡긴 한국…서울대병원 46%, 도쿄대 10%) 또한 지방의 공공병원장은 3~4억 원을 줘도 구하지 못한다는 기사도 있었다. 지난 2021년 OECD 회원국의 봉직 평균 연봉보다 1.8배를 받는다고 한다. 변호사나 회계사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일반 근로자보다는 6.7배의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기사 출처: YTN. 2024.02.23. [자막뉴스] ‘연봉 4억’ 발언에 반발하는 의사들…외신이 지적한 내용) 의사 면허 취득까지는 힘들어도 충분한 보상이 되는 수입이다.

사회적 대우도 좋고 기회도 많다. 의사가 되면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거나 마찬가지다. 의사가 된 후로 의과대학 교수로, 혹은 병원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정치를 하거나 고시에 합격해 정부의 주요 관리직을 수행할 수도 있다. 방송, 언론에 출연하는 전문 방송인, 책을 쓰는 작가 등 사회에서 부러워하고 인정받는 다른 여러 직업으로 확장과 전환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건강에 대한 모든 사람의 관심과 의사의 전문성과 지적 능력이 있으므로 다른 분야의 사람보다 훨씬 진로 확장과 연계가 쉽다.

혹자는 우수 인재가 의대로 몰리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한다. 국가의 전체적인 산업 발전 측면과 여러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일부 옳은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이 받는 국가의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서 의대로 쏠리는 것이기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른 분야의 우수 인재에게도 충분한 보상을 하면 우수 인재가 의대로만 쏠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의대에 우수 인재가 몰리는 것은 미래를 위해 나쁜 현상이 아니다는 게 필자가 바라보는 관점이다.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공부한 필자는 생명과학을 연구하고 싶다는 청소년들에게 의대를 추천한다. 의과대학은 의사를 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명과학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미래 산업도 생명과학을 주축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세계적인 기업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Jen-Hsun Huang)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정상회 대담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지난 10년, 15년 동안 이런 자리에 앉은 거의 모든 사람이 여러분에게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프로그래밍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을 겁니다. 제 의견은 정반대입니다. (중략) 만약 제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과학의 가장 복잡한 분야가 생물학 바로, 인간 생물학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매년 우리의 반도체 칩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인프라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과학의 발전은 아주 간간이 있었습니다. 제가 다시 전공을 선택한다면 생명과학과 생명공학을 바꾸는 기술이 우리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생물학은 과학의 영역에 더해 엔지니어링 영역도 접목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기업가의 의견으로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이 인기였던 것처럼, 앞으로는 생명과학이 인기 있는 직종이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할 수 있다면 의대에 가라. 그러나 의사라는 직업에 흥미가 없다면, 의대에 갈 실력을 키우고 자기가 추구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분야를 찾아라. 그러면 의사 이상의 사회적 대우를 받으며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다. 의사라는 직업이 좋기는 해도 모든 사람에게 최고의 직업은 아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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