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용 제주한라대 교무처장

고석용 제주한라대 교무처장
고석용 제주한라대 교무처장

인구 증가율이 연간 2.7%로 G7 국가 중 1위로 연간 백만 명 이상이 증가하는 나라. 인공지능 분야 경쟁력 세계 4위인 나라. 역동적인 나라 캐나다의 현주소이다.

지난 1월 말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가 주관하는 캐나다 동부지역 대학들을 집중해 벤치마킹할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의 캐나다 대학은 두 번째 학기가 1월에서 5월까지여서 방문 기간 중 대학마다 학생들이 북적이고 있다보니 이러한 역동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방문단은 특히 캐나다 대학들이 실시하고 있는 기업 연계형 산학협력 교육인 ‘Co-op(Co-Operative Education)’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됐다.

첫째, 캐나다 대학들의 Co-op은 일회성이 아닌 졸업 때까지 매년 실시된다. Co-op은 봄학기가 끝나는 5~8월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데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매년 Co-op에 참여하고 있다. Co-op은 방학 기간 중 실시되기 때문에 별도의 등록금 납부는 없으며, 참여 학생들은 기업으로부터 적절한 임금을 받고 있다. 전공과 관련된 기업에 참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매년 일과 학습이 병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 대학에서 실시되는 현장실습이 한 학기 정도 실시되는 것과 매우 대조된다.

둘째, 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회의 인증이 눈에 띈다. 캐나다 정부는 Co-op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게 재정적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주 정부는 고용주가 참여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급여 일부를 보조하고 있다. 캐나다에는 Co-operative Education and Work-Integrated Learning Canada(CEWIL Canada)라는 협회가 있다. CEWIL Canada는 과거에 Canadian Association for Co-operative Education (CAFCE)로 알려져 있는데, 방문 대학 중 하나인 모학칼리지에서 1973년 결성됐으며 캐나다 전역의 대학, 칼리지, 그리고 다양한 교육 기관들이 참여하는 국가적 조직이다. CEWIL Canada의 주요 역할과 활동은 표준 설정과 인증, 최고 실습 사례 공유, 다양한 학생지원 프로그램 등이다.

셋째, 개별 대학들은 Co-op을 위한 풍부한 인적·물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업과 참여 학생을 연결하는 포털시스템(ex. 알곤퀸컬리지의 오비스 프로그램)을 개발해 Co-op 전 과정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학별로 수십 명의 Co-op 전문가를 두어 Co-op 사전 교육, 이력서 및 자기소개 작성, 근무 기간에 현장점검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취업률보다는 참여자 만족도를 더 높게 보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캐나다 대학들은 졸업생 취업률을 집계하고 있지 않으며, 대신 Co-op에 참여 하는 학생 만족도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이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고 보여지며, 방문했던 대부분 대학들의 학생 만족도가 92% 내외를 달성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학들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다양한 수익모델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정부의 개입없이 대학들은 지역의 산업환경에 맞는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일례로 나이아가라 컬리지는 주변 입지를 적극적으로 살려 북미 유일의 자체 와이니리와 맥주제조 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서 창출된 수익금이 교육과 연구에 재투자 되고 있다.

캐나다의 Co-op교육을 벤치마킹하면서 우리나라 대학의 현장실습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본다. 현장실습의 목적은 대학 내부의 교육과 산업현장의 차이를 줄이는 목적이 있다. 정부는 기업으로 하여금 대학의 현장실습생을 더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노동이 아닌 실질적 교육이 이뤄지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학은 양질의 현장실습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시스템을 지금보다 더 촘촘히 다듬어져야 하겠다. 특히 정부재정지원 방식이 중앙에서 지역이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시점이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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