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노이즈·차량간 간섭 줄인 컬러변조 4차원 라이다 센서 원천기술 개발
김창석 부산대 교수 연구팀-현대자동차 전자기에너지소재연구팀 공동 산학연구

부산대 교수 연구팀과 현대자동차 전자기에너지소재연구팀이 산학연구를 통해 안개·눈·비 등 악천후 속에서도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자율주행의 눈’을 개발했다. 사진은 연구진이 개발한 FMCW 방식의 라이다와 기존 ToF 방식의 라이다의 성능을 비교한 장면. (사진=한국연구재단)

[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안개·눈·비 등 악천후 속에서도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자율주행의 눈’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탄생했다. 자동차 간 상호 간섭도 크게 낮춰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김창석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외부 노이즈가 심한 악천후 환경에서도 이미징을 구현하는 ‘컬러변조 4차원 영상화 스캔’ 기술을 이용한 FMCW 방식의 라이다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현대자동차 기초소재연구센터 전자기에너지소재연구팀과의 산학연구로 진행됐다.

컬러변조는 기존 대부분의 레이저 빛이 단일 컬러파장으로만 고정돼 발광하는 원천적 단점을 해결해, 레이저 빛의 컬러파장을 자유자재로 초광 대역에 걸쳐 초고속 변조(Modulation) 발광하는 기술을 말한다.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는 레이저 빛을 방출해 주변의 사물과 부딪힌 후 되돌아오면, 이를 분석해 사물의 위치나 운동 방향, 속도 등을 확인해 3차원 이미징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많다. 특히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레벨3 단계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핵심이 되는 게 사람의 눈을 대신하는 라이다 기술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돼 온 ToF 방식 라이다는 광산란·광간섭 현상에 취약해 기술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레이저를 연속으로 변조해 발사하고, 돌아오는 파형을 측정하는 FMCW 방식의 차세대 라이다 개발이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 기술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김창석 교수 연구팀은 FMCW 방식의 라이다 개발을 위해 신개념 레이저 광원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독자 발굴했다. 고정된 단일 색만을 출력하는 기존 레이저 대신, 레이저 빛의 파장 컬러를 광대역으로 훑는 동시에 협대역으로는 컬러를 펄럭거리며 변조도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개발한 FMCW 라이다는 상하좌우 2차원으로 레이저 빔을 분광적으로 스캔하는 동시에, 대상물의 원근 3차원 거리 정보와 1차원의 속도 정보까지 함께 측정해 총 4차원에 걸쳐 자율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진동·충격에 취약했던 공간 영상화 스캔 방식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기계적 움직임 노이즈까지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김창석 교수는 이번 성과에 대해 “맑은 날씨와 단독 주행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 도로 시연에 그치고 있는 기존 자율주행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라며 “국내 연구진만의 독자적 원천 연구로, 현대자동차 전자기에너지소재연구팀과 3년 이상 꾸준히 진행한 산학연구의 결과물이라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연구진과 현대자동차 연구진은 새로운 광학 기술의 발굴과 적용 가능성, 차량 관점의 요구 사양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연구를 진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 (ERC, Engineering Research Center) 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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