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셋째~넷째 주 전문대 입학식 잇따라…신입생 참여하는 첫 대학 행사
기존의 딱딱한 입학식은 그만…유튜브 촬영, 인생네컷, 간식차로 축제 분위기
“입학식, 대학 브랜딩·신입생 소속감 부여하는 역할…좋은 추억 선물하고파”

지난달 22일 삼육보건대 대강당에서 입학식 일환인  ‘2024학년도 비전세움 Find Dream Party’가 열렸다. 박주희 총장이 신입생들과 꿈,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지난달 22일 삼육보건대 대강당에서 입학식 일환인  ‘2024학년도 비전세움 Find Dream Party’가 열렸다. 박주희 총장이 신입생들과 꿈,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24학번 신입생들의 대학 생활 막이 올랐다. 대학가는 2024학년도 1학기 개강과 함께 설레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지난주 전국 전문대에서는 개강을 앞두고 곳곳에서 입학식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몇몇 대학은 기존 입학식 형식에서 벗어나 이색적인 행사를 선보였다.

총장과 함께 토크쇼, 파티 형식의 입학식을 한 대학도 있다. 한 대학은 유튜브 채널과 협업하기도 했다. 또 캠퍼스 안에 인생네컷 부스, 간식차, 커피차도 마련돼 즐거움을 더했다. 지난 겨울 방학 동안 조용했던 대학가는 다시 활력을 찾은 모습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신입생이 처음 경험하는 대학 행사인 만큼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삼육보건대 대강당 입구에서 박주희 총장이 신입생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지난달 22일 삼육보건대 대강당 입구에서 박주희 총장이 신입생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VIP 신입생 여러분”…파티·토크쇼로 총장과 소통 = 삼육보건대 신입생들은 VIP로 변신했다. 박주희 총장은 행사장 입구에서 신입생 한명 한명에게 직접 장미꽃을 나눠줬다. 대학의 VIP인 학생들을 환영하는 퍼포먼스다.

삼육보건대는 지난달 22일, 23일 이틀 동안 ‘2024학년도 비전세움 Find Dream Party’를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비전세움은 신입생들이 자신의 꿈과 비전을 발견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고자 기획됐다. 입학식과 학과 오리엔테이션(OT)이 하루씩 진행됐다.

첫날 진행된 ‘입학 선포’는 기존 입학식 의례를 벗어난 모습이었다. ‘꿈종이 비행기’ 프로그램은 신입생들의 참여로 눈길을 끌었다. 신입생들은 종이에 자신의 꿈을 적은 뒤 비행기로 접어 박 총장이 서 있는 무대로 날렸다. 박 총장은 학생들이 날린 비행기 중 몇 개를 뽑아 응원의 말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워치, 아이패드, 에어팟 등 선물도 증정했다. 이외에도 현장에서는 각종 선물 증정 이벤트도 펼쳐졌다. 방명록 이벤트, 현장 QR 이벤트 등을 통해 신입생들의 행사 참여를 독려했다.

두 번째 날에는 학과별로 나눠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신입생들은 학과 교수와 선배 멘토와 관계를 형성했다. 아울러 학과와 연계된 산업체 탐방, 특강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지난달 21일 경기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진행됐다. 신입생들이 입학식에 참석해 행사 순서를 듣고 있다. (사진=경기과학기술대 제공)
지난달 21일 경기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진행됐다. 신입생들이 입학식에 참석해 행사 순서를 듣고 있다. (사진=경기과학기술대 제공)

■ ‘입학식 주인공’ 신입생을 무대로…유튜브 채널과 콜라보레이션 = 경기과학기술대는 유튜브 채널과 협업해 신입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지난달 21일 경기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신입생 입학식·OT가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신입생, 대학 관계자를 포함해 1000여 명의 인원이 모였다. 이 가운데 개그맨 문세윤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경기과학기술대 2024학년도 입학식 모습은 유튜브 채널 ‘피넛버터스튜디오’의 ‘전부노래잘함’ 콘텐츠에 담겼다.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하고 활기찬 대학 생활을 기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MC 문세윤은 신입생들에게 대학과 관련된 퀴즈를 내고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퀴즈는 대학 마스코트부터 학과, 총학생회와 관련된 질문으로 구성됐다. 재미와 함께 입학한 대학에 더 가까워지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콘텐츠 특성에 맞춰 몇몇 신입생들은 노래를 열창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경기과학기술대 홍보팀 관계자는 “입학식은 신입생들이 학교 행사에 공식적으로 처음 오는 자리다. 그만큼 신입생들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입학식을 만들고 싶었다”며 “처음 보는 동기들끼리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유튜브 채널 출연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울산과학대 신입생들이 지난달 20일, 21일 이틀간 경주 한화리조트, 켄싱턴리조트에서 동기 드림 캠프에 참가했다. 신입생들이 MBTI  성격유형 검사, 셀프 브랜딩 활동을 바탕으로 동기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있다. (사진=울산과학대 제공)
울산과학대 신입생들이 지난달 20일, 21일 이틀간 경주 한화리조트, 켄싱턴리조트에서 동기 드림 캠프에 참가했다. 신입생들이 MBTI  성격유형 검사, 셀프 브랜딩 활동을 바탕으로 동기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있다. (사진=울산과학대 제공)

■ ‘동기 케미’ 술·장기 자랑 대신 MBTI로 찾는다 = 울산과학대는 입학식과 OT를 1박 2일로 진행했다. 통상 OT, MT 등 대학 행사에는 술과 장기 자랑 프로그램이 빠지지 않는다. 반면 울산과학대는 술, 장기 자랑 프로그램 대신 MBTI 분석, 팀 빌딩 활동으로 신입생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 시간을 마련했다.

울산과학대는 지달 20일부터 21일까지 경주 한화리조트, 켄싱턴리조트에서 입학식과 ‘동기 드림 캠프’를 개최했다. ‘동기 드림 캠프’ 핵심은 신입생들이 친목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불고 있는 ‘MBTI 검사’ 열풍을 행사 프로그램에 반영했다. MBTI는 성격 유형 검사 지표다. 에너지 방향성, 인식 기능, 의사결정 기준, 생활 양식 등의 지표에 따라 검사가 이뤄진다. 검사 결과로 총 16가지 성격유형이 나온다.

울산과학대 동기 드림 캠프에서는 성격유형 검사에 그치지 않은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신입생들의 성격유형별 특징을 대학 생활에 녹여내는 활동이 이어졌다. 같은 유형, 다른 유형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마련됐으며 각 유형에 맞는 대화법도 찾아봤다. 나아가 MBTI 유형별로 대학에서 하고 싶은 활동을 공유하기도 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녹이는 조별 안마게임, 물건 전달하기, 빙고기반 팀빌딩 게임, 울산과학기술대 N행시 짓기 등 각종 게임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이 밖에도 셀프 브랜딩, 진로코칭 특강도 진행됐다.

신입생들은 동기 드림 캠프가 처음 만난 동기들과의 어색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캠프에 참여한 신입생 A씨는 “MBTI 검사를 바탕으로 동기들의 특징을 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대학생활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도 됐다.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되새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안산대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진행됐다. 입학식장 앞에 신입생들을 위한 커피차, 간식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안산대 제공)
지난달 22일 안산대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진행됐다. 입학식장 앞에 신입생들을 위한 커피차, 간식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안산대 제공)

■ “우리 대학에 온걸 환영해”…신입생 위한 레드카펫도= 이 밖에도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생네컷 부스와 간식차, 커피차 등을 설치해 입학식장을 축제 분위기로 조성한 대학도 있다. 또한 신입생 학부모와 만학도 자녀가 전하는 깜짝 영상 편지가 등장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통학 거리가 먼 신입생들을 고려해 메타버스에서 입학식을 동시 진행한 사례도 있다.

안산대는 지난달 22일 2024학년도 입학식을 진행했다. 올해 입학신 주제는 ‘신입생을 위한 축제’다. 입학식장 앞에는 신입생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트럭 2대가 세워져 있었다. 또한 닭꼬치, 타코야끼, 닭강정, 츄러스 등 학생들 입맞에 맞춘 간식차도 줄지어 있었다. 입학식 행사 전에는 개그맨 이상준이 레크레이션을 진행했다. 대학 이름을 이용해 만든 ‘안산네컷’ 부스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안산대는 인생네컷 프레임 하단에 ‘안산대학교 입학을 축하해’라는 문구를 추가해 신입생들을 환영했다.

지난달 29일 전주기전대 체육관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입학생들을 위한 레드카펫이 마련됐다. (사진=전주기전대 제공)
지난달 29일 전주기전대 체육관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입학생들을 위한 레드카펫이 마련됐다. (사진=전주기전대 제공)

전주기전대는 입학식에서 깜짝 영상 편지를 공개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주기전대는 지난달 29일 개최한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신입생 학부모, 만학도 자녀, 베트남 유학생 가족이 출연하는 축하 영상 편지를 상영했다. 입학생들을 위한 레드카펫도 마련됐다. 이날 레드카펫에서는 결혼식장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꾸며졌다. 고등학교 선생님이 3년 동안 가르친 입학생 대표의 손을 잡고 레드카펫 위를 걸어 나가 학과 교수에게 보내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또한 신입생들을 위한 교수들의 축하 공연도 이어졌다.

동서울대도 같은날 교내 체육관과 메타버시티(Metaversity: 메타버스(Metaverse)와 대학(University)을 결합한 플랫폼)에서 입학식을 동시 진행했다.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입학식에 참석할 수 없는 신입생들은 메타버시티에서 대면 행사를 현장감 있게 참여할 수 있었다. 동서울대 관계자는 “향후 대학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도 메타버시티에서 동시 진행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최근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대학들은 입학생 모집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 한명 한명이 소중한 만큼, 어렵게 모은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입학식은 필요한 행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학식이 신입생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소속감을 갖는 데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최성민 전문대학홍보협의회 회장(원광보건대 홍보전략팀장)은 “학생들에게 언제나 입학식은 설레고, 졸업식은 기쁜 행사”라며 “독특한 아이디어로 꾸며진 입학식은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대학 브랜딩 효과로도 이어진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메타버시티 동서울대 행성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열렸다. 메타버시티 행사장에는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현수막과 배너가 설치됐다. 전광판에는 대면 행사 모습이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사진=동서울대 제공)
지난달 22일 메타버시티 동서울대 행성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열렸다. 메타버시티 행사장에는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현수막과 배너가 설치됐다. 전광판에는 대면 행사 모습이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사진=동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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