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일회용품은 언제나 사라지려나’ 외화낭비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통하는 일회 용품을 몰아내자는 움직임이 대학가에 거세게 일고 있다. 이미 지난 95년,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표면화된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비판여론이 최근 IMF시대를 맞아 외화낭비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대학가에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에 비해 일회용품 사용은 줄지 않는 +것이 현실. 지난해부터 종이컵 대신 스테인레스컵을 나눠 주거나 싼 +가격에 판매하며 「개인컵 휴대운동」을 전개했던 연세대·성균관대·홍익대·이화여대등은 학생들의 냉담한 반응을 견디지 +못해 지금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종이컵 없는 자판기’를 시범 운영했던 국민대·홍익대도 한달을 넘기지 못하고 단발적인 행사로 그쳤을 뿐이다.

국민대 학복위 김해란양(법학4)은 실패의 원인을 “학생들이 개인컵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세척, 보관상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한 주인의식 부족”으로 보는 한편 “학교당국이 적극적인 참여를 했더라면 더 좋은 +성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학들과는 대조적으로 ‘일회용품 몰아내기’에 성공한 대학도 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종이컵 없는 자판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 농과대와 92년 개교이후 6년째 전교생이 개인용 컵을 사용하고 있는 경인여전, 지난 3월 학내 전 매점에서 컵라면 판매를 중지시킨 한양대 등이다.

일회용품 몰아내기에 성공한 대학들은 일회용품에 대한 문제의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충분히 공론화된 것은 물론 학교당국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서울대 농과대나 경인여전의 경우 학생수가 2천명 안팎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는데 수월한 인원이라는 것.

한양대 김금조군(기계공3)은 “학복위 차원의 캠페인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학교차원의 후원과 학생들의 의식전환이 공존한다면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회용품 몰아내기 운동과 관련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중앙대. 건학80주년 기념일인 오는 8일, 학내 모든 자판기를 ‘종이컵 없는 +자판기’로 전면교체할 방침이기 때문. 중앙대에서 일년간 사용하는 종이컵은 2백만개, 종이컵 1개당 17원으로 계산한다면 3천4백만원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학교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을 제작해 1만5천명의 학생들에게 일제히 지급할 예정이다.

중앙대 총학생회 일회용품 추방 추진위원장 안진걸군(법학4)은 “물자절약과 환경오염 그리고 의식개혁을 목표로 계획한 운동”이라며 “처음에는 불편을 우려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군은 “자판기를 내 몸과 같이 +깨끗하게 사용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교측은 이번 캠페인에 적극적인 후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총학생회측이 너무 성급하다는 반응이다. 총무과 후생계 직원은 +“학생들의 부주의로 자판기가 잦은 고장을 일으킬 때 이에 따른 +보수비용 등은 어떻게 감당하냐”며 “홍보기간을 충분히 거친 후점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여하튼 중앙대의 대대적인 ‘종이컵 없는 자판기’설치는 그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던 대학가 ‘일회용품 몰아내기’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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