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학계 원로 고 강병기 박사

2년 전 세상을 떠난 한 대학 교수가 평생을 간직해 온 도서와 희귀 자료를 애제자에게 물려주고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건호 목원대 교수(도시공학과)는 지난 2일 교내 건축도시연구센터에서 스승이자 도시계획공학계 원로인 고 강병기 박사<사진>의 소장도서 3000여 권과 도시계획 분야 연구자료 2000여 건을 물려받았다.

이번 장서기증은 2007년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고인의 뜻에 따라 이뤄졌으며, 정리기간만 2년이 걸렸다.

이 교수는 "1976년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공부하며 사제의 연을 맺었다"며 "평소 상당히 엄한 분이셨지만 대학 교수인 제자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특별 강연까지 마련해 주실 정도로 제자 사랑이 각별하셨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고 강병기 박사는 1932년 제주도에서 태어나 일본 동경대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70년부터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한국토학회·도시계획학회·한국도시계획학회 회장을 지내며 국내 도시계획 분야의 근간을 마련했다.

한양대 교수 퇴임 후 구미1대학 학장을 역임하고 △국토연구원 △교통개발연구원 △서울 시정개발연구원을 개설에 기여했다.

목원대 관계자는 "한양대 교수 출신이지만, 목원대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제자를 위해 아끼던 책과 자료를 남기고 가신 분"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목원대 도시공학과에서는 후학들을 위해 장서를 기증한 고 강병기 교수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감사패 증정과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황건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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