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불리기 부작용 ... 교수충원 등한시

대학병원이 몸집불리기에만 치중하고 교수 충원은 등한시해 대학병원의 질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진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인턴이나 레지턴트 등 전공의, 전임의의 교육에 있어서도 경계경보가 내려진 것. 교수 1인당 병상 수는 중앙대(흑석동) 병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수 1인당 전공의(인턴 포함) 수는 서울대 병원이 가장 많아 이들 병원은 특히 진료 서비스와 교육에 있어 각각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의학관련 주간지 ‘청년의사’가 올 4월 기준으로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을 포함한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주요 15개 대학병원의 교수 수, 전임의 및 전공의 수, 병상 수 등을 조사한 결과 대학병원별로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바탕으로 재분석한 결과 진료 서비스 수준을 가늠케 하는 교수 1인당 병상 수는 중앙대(흑석동) 병원이 가장 많아 전임강사 이상 교수 1명이 담당해야 하는 병상 수는 7.9병상으로 8명 가량의 입원환자를 교수 한 명이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대(흑석동) 병원의 5백61병상을 맡고 있는 전임강사 이상 교수의 수는 71명에 불과했다. 경희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경희대병원도 교수 1인당 7.75병상, 세브란스병원도 7.55병상을 교수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교수 1인당 병상 수가 많은 대학병원으로는 이들 병원 이외에도 조사 대상 15개 대학병원 가운데 한양대병원(교수 1인당 7.24병상), 서울아산병원(7.01), 분당서울대병원(6.68), 아주대병원(6.42) 등이 있다. 반면 조사대상 15개 대학병원 중 강남성모병원이 교수 1인당 병상 수가 3.9병상에 머물러 입원환자 진료와 책임에 대한 부담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들로서는 개별 환자들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그 만큼 많다는 것. 가톨릭대 부설 강남성모병원은 8백28병상에 교수 수가 2백13명으로 교수 1인당 4명가량의 입원환자를 맡고 있는 셈이다. 이들 강남성모병원 교수 대비 교수 1인당 병상 수가 가장 많은 중앙대(흑석동) 병원 교수들은 두배나 많은 입원환자들을 떠맡고 있다. 강남성모병원에 이어서 교수 1인당 병상 수가 적은 대학병원으로는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백병원이 있다. 성균관대 의대와 연계된 삼성서울병원은 1천2백81병상에 달해 규모가 적지 않지만 교수 수도 3백13명으로 교수 1인당 병상 수는 4.09병상이며 인제대 부설 서울백병원은 4백1병상, 교수 수 84명으로 교수 1인당 병상 수 4.77병상이다. 다음으로 인하대병원(교수 1인당 병상 수 4.90), 서울대병원(5.00), 고려대(안암)병원(6.11), 영동세브란스병원(6.13), 이대목동병원(6.18)의 순이었다. 한편 교수 1인당 전공의 수도 대학병원별로 큰 편차를 보였는데 서울대병원이 교수 3백20명, 인턴을 포함한 전공의 수 9백3명으로 교수 1인당 전공의 수가 2.82명에 달해 가장 많았다. 맡고 있는 전공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전공의 개개인을 교육시킬 여력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서울대병원이 교육과 수련을 받아야할 전공의 수에 비해 교수의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브란스병원도 교수 2백45명, 전공의 6백29명으로 교수 1인당 전공의 수가 2.57명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경희대병원은 교수 1백29명, 전공의 3백27명으로 2.53명, 영동세브란스병원이 교수 1백19명, 전공의 2백86명으로 2.35명인 것으로 드러나 서울대병원에 이어 교수 1인당 전공의 수가 많은 대학병원으로 분류됐다. 반면 분당서울대병원은 교수 1인당 전공의 수가 0.88명으로 조사 대상 대학병원 중 가장 적었다. 중앙대(흑석동)병원, 강남성모병원이 각각 1.08명, 1.24명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의 뒤를 이었다. 교수 1인당 전공의 수가 가장 많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은 대표적으로 전임의나 전공의가 몰리는 대학병원으로 유명하다. 전임의나 전공의의 일부 병원 집중현상은 모자라는 의사인력을 이들로 보충하려는 병원들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환자들로서는 달가울 리 없다. 또한 이들 전공의에 대한 현장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도 미지수. 이같은 전공의 전임의 집중현상은 해당 대학병원의 간판을 따기 위한 지원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어서 대학병원간에도 대학 못지 않은 서열이 매겨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해당 교수들이 인술을 펼칠 수 있는 인격을 갖추었느냐와 우수한 자질을 가졌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환자들의 수나 전공의 수가 많을수록 의사가 이들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그러나 병원이 교수 인력을 충원하려 해도 재단이 막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인력충원문제의 현실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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