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고객 중심’ 경영 도입, 교수 전원 강의평가결과 공개 ‘센세이션’

동국대는 국내 대학 처음으로 대학경영에 ‘고객 중심’ 개념을 도입한 대학이다. ‘고객’은 학생과 사회를 의미한다. 교육여건을 개선,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첫째 목표다. 학생이 졸업할 때는 사회가 ‘고객’이 된다. 사회가 만족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교육도 사회적 수요에 맞추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2007년 오영교 총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오 총장은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과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거치며, ‘혁신의 대명사’로 명성을 쌓았다.
그는 2006년 말 동국대 총장에 내정되면서 발전전략 ‘108 프로젝트’ 수립, 취임 직후 착수에 들어갔다. 이후 강의평가 결과 공개, 상시입학정원관리시스템 등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학생을 고객으로, CS개념 도입=동국대는 지난 2007년부터 CS경영 이념을 도입했다. ‘내부 고객이 만족하고, 외부 고객이 감동하는 대학’이 되자는 취지에서다.

우선 대학 본부에 고객만족 전담부서인 CS경영팀을 설치했다. 이후 온라인엔 CS광장을, 오프라인엔 CS센터를 설치, 운영에 들어갔다. 학생들의 건의사항이 신속하게 처리되면서, 외부의 평가도 달라졌다. 지난해와 올해 대학 최초로 한국능률협회가 수여하는 ‘고객만족경영대상’을 연속해 수상한 것.

오영교 총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성과중심의 일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중심 경영을 도입했다”며 “지금은 어떤 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경영시스템을 구축해 놨다”고 자신했다. 어떤 대학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결정이 내려지면 바로 실행될 수 있는 틀을 갖췄다는 얘기다.

◆미래수요 대비한 학과 개혁=동국대는 매년 각 학과(전공)에 대한 평가를 실시, 입학정원을 상시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매년 입학성적·재학률·취업률 5개 평가지표에 따라 학과평가를 진행, 잘하는 학과의 정원은 늘려주고, 못하는 학과의 정원은 감축한다.

이러한 상시정원관리시스템은 각 학과의 자발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교육내용에서부터 학과명까지 사회적 수요에 맞게 개선해 달라는 요구다.

실제로 제도 도입 1년만에 53개 학과(전공) 중 16개 학과가 커리큘럼 개혁에 나섰다. 이들 학과가 속한 단과대학에는 자체발전계획 지원 용도로 3년간 최대 3억 원이 지원된다.

◆교수 강의평가결과 공개= 동국대는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1049명의 교수 전원의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학생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오 총장은 “강의평가 공개는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며 “교수들도 자신의 강의가 학생들에 의해 어떻게 평가받는지 알아야 자신의 강의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의평가결과 공개는 도입 2년을 지나면서 정착되고 있다. 인기 영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수업이 충실해졌다는 평가다. 시간 때우기로 끝났던 학기 첫 수업시간이 그대로 지켜지고, 결강 시에는 꼭 보강이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교육 강화=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해외현지학기제는 미국·중국 등 전세계 자매대학에서 한학기 동안 수강하는 제도다. 해외 경험뿐 아니라 심화된 학문 연구가 가능하다.

지난해 1학기부터 운영하고 있는 ‘교양교육과정 영어강의 이수트랙제’는 한국어로만 진행돼 온 교양강의를 영어강의로 재구성한 것이다. 강의 인원도 30명 내외로 제한, 교육효과를 높이고 있다.

최근 복수학위협정을 체결하면서, 미국의 텍사스대(UTD)와 뉴욕주립대(SUNY)의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다. 또 개교 30주년을 맞아 LA 현지 캠퍼스도 확보했다. 1979년 설립된 미국의 로얄대학을 인수, 운영해 오다 지난 3월 ‘DULA(Dongguk University Los Angeles)’로 전환한 것.

DULA는 지금까지 한의학 석사과정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현지 캠퍼스화 되면서 한국학부와 국제학부가 신설된다. 국제학부는 서울과 경주캠퍼스 재학생들을 학기 단위로 파견하는 ‘현지 학기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영어연수 과정도 만들어 재학생이 본교 등록금만으로 미국 현지에서 어학연수를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동국대, 가·나군서 1423명 선발
인문은 언어·외국어, 자연은 수리·외국어 중시

동국대는 201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총 1423명을 선발한다. 가군에서 791명, 나군에서 632명을 모집한다.

정시 가군은 수능 100%만 반영해 학생을 선발한다. 단 연극학부(실기)는 수능 30%, 학생부 30%, 실기 40%를 반영한다. 정시 나군에선 수능 60%, 학생부 40%를 반영한다. 단 체육교육과·미술학부·문예창작학과의 경우 수능 30%, 학생부 30%, 실기 40%를 반영한다.

수능은 인문·자연계 모두 언어·수리·외국어·탐구 4개 영역을 반영한다. 탐구영역은 3개 과목을 반영하며, 제2외국어와 한문의 경우 탐구영역 1개 과목과 대체가 가능하다. 단 과학탐구가 지정된 자연계는 예외다.

학생부는 인문계에서 국어·영어·수학·사회를, 자연계는 국어·영어·수학·과학 4개 교과를 반영한다. 과목은 학년별 구분 없이 각 교과별로 우수한 3개 과목만 반영하므로, 총 12과목의 성적을 반영하게 된다.

올해부터는 일부 학과에서만 시행하는 실기를 제외하고는 수능과 학생부 이외에 면접 등 별도의 전형요소를 반영하지 않는다. 다만 예체능의 경우 실기가 중요하므로 사전에 모집단위별 실기 유형 등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정시에서는 실기 반영 예체능계 학과를 제외하면 수능성적이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학생부 교과 등급간 점수 차가 5등급까지는 0.5점에 불과하다. 1~5등급별 배점은 △1등급 100점 △2등급 99.5점 △3등급 99점 △4등급 98.5점 △5등급 98점이다. 내신 실질 반영비율은 17.6%에 불과하다.

수능성적은 인문계·영화영상·연극학부(이론)는 언어와 외국어영역 우수자가 유리하다. 수능 계열별 반영비율은 △언어 30% △수리 20% △외국어 35% △탐구 15%다. 자연계열은 수리와 외국어 성적이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반병비율은 △언어 10% △수리 35% △외국어 35% △탐구 20%다. 체육교육 연극학부(실기)미술학부 문예창작학과는 △언어 30% △외국어 30% △탐구 40%다.

동국대는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등급 대신 표준점수를 반영하므로 모집요강에서 2009학년도 합격자 평균점수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고유환 입학처장
“수능성적이 정시 당락 가를 것”
“학생부 등급간 배정 조정으로 수능 영향력 커져”

고유환 동국대 입학처장은 올해 정시 모집에 대해 “작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학생부 교과등급간 반영점수 차이를 조정했다. 5등급까지 급간 점수 차는 0.5점, 6~ 9등급까지는 무려 7~12점 차이가 난다.

고유환 처장은 “이번 정시모집은 면접도 없기 때문에 철저하게 수능 위주”라고 강조했다. 수능결과가 발표되면, 그에 따라 지난해 합격자 점수 등을 참고해 지원하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고 처장은 “학부제 모집이 없어지고, 대체로 모집단위가 전공별 모집으로 바뀐 게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라며 “전공별 모집으로 학과(전공)에 대한 애착심을 가진 학생을 뽑아 전공기초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가 지향하는 인재상에 대해선 “창조적이고 도전적이며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라고 밝혔다. 수험생과 학부모에 대해선 “동국대가 추구하는 ‘고객중심’은 사회를 고객으로 상정하고, 졸업 시 사회가 원하는 인재로 키워낸다는 뜻이 담겨있다”며 “재학시에는 교육여건에 만족하고, 졸업하면 사회가 만족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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