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기차 연구센터·뇌과학 연구병원 검토”

세종시의 성격이 ‘과학비즈벨트’로 바뀜에 따라 고려대·KAIST 등 세종시 입지 대학들의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 26일 이들 대학에 따르면,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는 다음 달 중순에 맞춰 계획서 수정·보완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행정도시건설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KAIST는 26일 기획처 산하에 세종시기획단(단장 이균민)을 출범시키고, 계획서 보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양지원 대외부총장 겸 기획처장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 맞춰 기존 계획안을 보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세종시와 관련해 KAIST의 희망사항을 좀 더 담아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KAIST는 159만m²(48만평) 부지에 과학기술전략정책대학원과 부설연구소, 의과학대학원 등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정부가 세종시의 성격을 ‘과학비즈벨트’로 정함에 따라, 기존 안에 온라인 전기자동차 연구센터와 뇌과학 관련 연구병원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양지원 부총장은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연구센터를 세종시에 건립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기업이 유치돼 연구 성과를 바로 생산해 볼 수 있는 1차 생산시설도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AIST의 이러한 계획은, 마침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세종시 이전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18일 전경련 만찬회동에서 세종시 투자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나가야지 않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전이 KAIST의 계획과 맞물린다면 전기자동차 관련 연구개발과 시제품 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KAIST는 세종시에 뇌과학연구원과 관련된 연구병원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공모 마감한 한국뇌과학연구원 설립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한 KAIST는 유치를 자신하고 있다. 양 부총장은 “정치 논리로 흐르지만 않는다면 뇌과학연구원을 유치할 수 있다”며 “뇌과학연구원은 대전에 설립되지만, 그와 관련한 연구병원은 세종시에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시에 오는 2014년까지 165만m²(50만평) 규모의 캠퍼스를 조성키로 한 고려대도 계획안 수정작업이 한창이다. 한재민 기획처장은 “세종시의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에, 고려대의 세종시 입지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며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는 오는 12월 중순에 맞춰 계획을 수정, 제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약학대 신설을 추진중인 고려대는 이와 관련한 신청서도 다음달 11일까지 제출한다. 약대 신설에 관한 심사는 한 달 넘게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고려대는 약대 신설여부와 상관없이 세종시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한재민 처장은 “일단 생명공학 분야의 단과대학 설립을 상정하고 있다”며 “세종시 성격이 ‘과학비즈벨트’다 보니, 어떤 분야를 신설하는 게 좋을까 고민 중”이라고만 밝혔다. 다만 약대를 유치하게 된다면 약대와 융합연구가 가능한 쪽으로 계획을 추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초 고려대는 오는 2014년 입주를 목표로 6개 단과대학과 2개 대학원, 4개의 특수대학원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단과대학은 △국가경영대학 △서비스경영대학 △문화예술대학 △의생명공학대학 △IT대학 △철도물류대학이 들어가기로 했으나, 철도대학과의 통폐합 협상 결렬로 5개 단과대학으로 줄어든 상태다.

또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염두에 둔 계획인 국가경영대학도 설치 여부가 불투명하다. 만약 고려대가 약대를 유치하게 되면, 의·생명과학 분야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