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서울대·고려대 앞서 우수 학생 선점”

연세대가 2011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 규모를 파격적으로 확대키로 해 주목된다. 이에 대해 현재 대다수 전문가들은 연세대가 우수 학생 선점을 위해 수시모집 인원을 늘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연세대는 수시모집 확대와 우수 학생 선점은 거리가 멀다고 강조한다.
연세대(총장 김한중)는 지난 17일 2011학년도 입학전형안을 발표하고 정원 내 총 모집인원 3404명 중 80%인 2721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0학년도에 비해 무려 20%이상 늘어난 수치로 2011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규모는 SKY 대학 내에서도 단연 가장 크다. 고려대는 2011학년도 입학정원 중 59.3%, 서울대는 약 60%정도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대다수 입시전문가들은 연세대가 서울대·고려대에 앞서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기 위해 수시모집 규모를 확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연세대가 수시모집 선발 인원을 늘인 가장 주된 이유는 우수 학생 선점에 있다고 본다. 수시모집 때는 서울대에 갈 수 있는 학생도 연세대·고려대에 원서를 넣어보기 마련”이라며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정시에서 더 좋은 곳으로 진학할 가능성이 높은 우수 학생들을 미리 유치하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 역시 “연세대가 수시모집을 확대한 이유를 한 가지로 압축해 말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정시모집에서 서울대·고려대로 유출될지 모르는 우수 학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세대는 “수시모집을 확대하게 된 가장 중점적인 이유는 자신의 전공에 대한 열정을 지닌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수 학생을 선점하려 한다는 분석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확보해놓으려는 게 아니라, 비전이 뚜렷한 학생들을 보다 많이 선발하기 위해 수시모집을 확대했다는 주장이다.
이태규 연세대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은 수능 중심의 정시 모집과 달리 평가 요소가 다양하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수시모집 지원 시에는 적성을, 정시모집 지원 시에는 수능 점수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게 된다”며 “실제로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어하는 학생들 대다수는 정시모집을 통해 들어온 경우다. 수시모집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적응도 잘하고 전공 공부에도 열정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수시모집을 확대하면 보다 많은 수험생들이 적성을 고려해 학과를 선택할 수 있고, 전공 공부에 열정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면 대학 발전에도 도움이 되므로 ‘윈윈’이라는 것이다.
‘선점’이라는 단어에 대한 의구심도 드러냈다. 이 처장은 “대학 경쟁력은 우수 학생 유치에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연세대 역시 보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연세대가 수시모집을 확대했다고 해서 타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억지로 끌고 와 붙잡아 놓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스스로 연세대 진학을 희망해 찾아온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인데 ‘선점’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한편 연세대는 2011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 확대와 함께 정원 내 입학사정관전형 선발 인원을 2010학년도 5.61%에서 20.56%로 늘린다. 또 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을 위해 수시모집 사회기여자전형에서 다자녀(3자녀 이상) 가정 출신 수험생 1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리더 전형에서는 공인영어성적을 상·중·하 3등급으로만 반영해 수험생들의 불필요한 소모전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영어성적을 3등급으로만 반영하면 학생들이 1·2점을 더 높이기 위해 소모적으로 공인영어시험에 매달리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험생들이 학교 공부에 보다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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