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인원 부족은 문제, 다양한 선발도 고려해야


#1. 배화여자대학은 지난 학기 교과부 해외인턴십 사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선발된 인원은 모두 9명. 그렇지만 해외인턴십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자체 해외인턴십을 진행했다. 어학강좌 훈련에 모두 789명이 참여했고, 해외어학연수·홈스테이에 126명이, 자체 해외인턴십에는 38명이 참여했다. 방학 중인 현재 토익 스피킹 강좌를 열고 있으며, 전화영어도 진행하고 있다. 담당자는 “학생들의 호응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2. 한양여자대학 국제교류 전담부서 직원은 3명이다. 그렇지만 직원 외 교수와 원어민 교수는 모두 13명이나 된다. 한양여자대학 여성인력개발센터 커리어개발팀 최원준 팀원은 “문화적 교육은 해외에서 생활하신 교수님들이, 회화는 원어민 교수들이 담당하고 있다”면서 “해외인턴십 선발에 대한 학생들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3. 여주대학은 방학 중 ‘성적우수자 해외연수’를 실시한다. 지난 2006년부터는 성적우수자를 대상으로 1개월간 해외 자매대학에서 집중 어학연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모두 500여 명의 재학생이 자매대학에서 1개월간 체류하며 생생한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돌아왔다. 항공료를 제외한 교육관련 비용은 학교에서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4. 대구보건대학은 지난 4일부터 방학 중 집중영어교육에 들어갔다. 3주 동안 대학 생활관·강의실·실습실에서 집중영어캠프를 진행한다. 모의 토익시험을 통해 수준별로 12명씩 5개 반으로 나누어 반을 편성했다. 캠프기간 동안에는 영어만 사용해야 하며, 하루 8시간씩 기초영어·영어회화·토익을 공부하는 강행군이 이어진다. ‘스파르타식’ 학습법으로 성적도 크게 향상돼 캠프 전 410점이었던 60명의 토익 평균점수가 1주일 후 455점으로 무려 45점이나 뛰었다.


■ 담당부서·규모는 천차만별

전문대학이 영어 삼매경에 빠졌다. 교과부 지원 사업인 전문대학 해외인턴십(올해부터 ‘글로벌 전문대학생 현장실습 지원’)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준비과정에서 전문대학들이 활발한 영어교육에 나서고 있다.

몇몇 대학은 인원이 제한된 해외인턴십에서 탈락한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교육역량강화사업에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으며, 교내에서 집중 영어교육을 하는 대학, 외부 업체와 손잡고 영어교육을 진행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이처럼 전문대학의 영어교육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담당부서와 규모는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116개 대학 중 담당 부서는 국제교류팀이 54개 대학으로 가장 많았다.

산학협력단이 22개 대학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교무처(기획처)는 12개 대학, 취업지원팀(경력개발센터·종합인력개발센터 등)이 8개 대학이었다. 어학원을 운영하는 대학은 4곳, 기타 8개 대학이 학생처 등에서 운영 중이었다.

담당 직원 수 역시 천차만별이었다. 직원 수가 20명이 넘는 대학이 2곳, 10~20명인 곳이 16곳이었다. 나머지 98개 대학은 10명 이하로, 평균은 5.344명이었다. 전담직원을 둔 곳은 극히 일부였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 직원은 “여러 부처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지만, 사실상 전담직원이 없어 단순 업무를 나눠 맡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해외인턴십 전담직원이 없다 보니 사실상 중요 업무는 외부에 맡기고, 대학은 행정 처리 정도에만 신경 쓰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토익 점수만 갖고 해외인턴십을 진행하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영어교육이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신종석 배화여자대학 산학협력처장은 “토익점수만으로 뽑다 보니 해외에 나가고 싶어하는 열망이 강한 학생이나 회화에 자신 있는 학생들이 뜻을 못 펴고 있다”면서 “해외인턴십의 원래 취지에 맞게 토익점수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 학과에 맞는 방법으로 선발하는 대안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선발인원 절반으로...경쟁 치열

한편 전문대학의 영어교육에 불씨를 당겼던 해외인턴십 사업은 올해부터 선발인원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국고지원 51억원·교비투자 31억원으로 912명으로 뽑던 사업은 올해부터 ‘글로벌 전문대학생 현장실습 지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특히 국고지원 50억원·교비투자 30억원으로 금액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인원이 5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교과부 전문대학 정책지원과 김종철 사무관은 이에 대해 “해외인턴십 사업이 전문대학의 외국어 공부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문대학 학생들에게 국제무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몇 년 동안 결과를 내보니 미흡한 점이 있어 올해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학의 해외 산업체 발굴이 미흡하고,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라 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장 점검이나 학생들의 설문조사 만족도 조사 등에서는 본인 전공과 무관한 곳에서 일을 하거나 잡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

그는 이와 관련해 “올해부터 인원은 줄이는 대신 내실을 꾀하려 한다. 해외 산업체 개발 대학에 지속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토익 성적과 함께 구술평가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중·황건강 기자 gizoong·negy@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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