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입학사정관제...실시대학의 조언은


“경쟁률은 낮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왔다. 올해엔 더 확대할 생각이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제를 처음 도입한 5개 전문대학이 모두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따라 올해 전문대학 입학사정관제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제를 처음 도입한 계명문화대학·구미1대학·백석문화대학·영진전문대학·재능대학은 대부분 올해 인원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대구보건대학·동아인재대학·서울예술대학·울산과학대학·장안대학은 TFT를 구성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시행했던 대학들은 이들에게 “사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 경쟁률 낮았지만, 만족도 커

재능대학은 올해 수시에서 30명, 정시에서 30명 등 모두 60명을 뽑았다. 수시 경쟁률은 5.4대 1, 정시 경쟁률은 5.06대 1을 기록했다. 전체 경쟁률에는 절반밖에 미치지 못했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몰렸다. 특히 자격증을 7개나 소지한 학생이 지원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나원택 재능대학 입학사정관은 “성적이 아닌 다른 요소로 인재를 찾아보자는 게 목표였다”면서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내년에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인원을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계명문화대학은 37명 모집에 일부 학생이 이탈, 20명 정도만 등록을 했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선발인원을 74명으로 두 배 늘릴 예정이다. 김종하 계명문화대학 입학팀장은 “경쟁률은 낮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왔다. 예능이나 뷰티 분야에서는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학생들이 지원했는데, 이는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MC리더전형으로 150명을 선발했던 구미1대학도 내년에는 200명 정도로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권기갑 입학담당 직원은 “150명 중 130명 정도가 등록할 것 같다. 경쟁률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낮았지만 입학사정관제를 선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더 해 인원을 늘려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210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뽑았던 영진전문대학은 376명이 지원해 1.87대 1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이 10대 1을 넘는 것에 비할 때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그렇지만 올해에도 입학사정관제 인원을 계속 유지해 선발할 예정이다. 김기원 입시관리팀장은 “경쟁률은 낮았지만 좋은 학생들이 많이 왔다.인원은 크게 변화가 없고 전형방법이나 면접방법은 보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철 백석문화대학 입학관리처 과장도 “지원자 중 30%는 준비를 많이 하고 온 것 같고, 70%는 의욕만 앞서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30%만 건져도 좋은 성과 아니겠나”라면서 “내년에는 올해 수준의 선발인원을 유지하거나 확대키로 내부 결정이 났다”고 말했다.


■ 구체적 기준 만들어야 성공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했던 5개 대학은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하면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졸업 후를 내다보고 큰 기준을 만든 후, 개별 학과에 맞는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원택 재능대학 입학사정관은 “기준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혼동이 적다”며 이번 재능대학 입학사정관제 선발을 들어 “자기추천서의 경우 수시 때에는 항목을 5개로 좁혀 놓으니 학생들이 어려워했는데 이걸 좀 더 구체화해 20여 개로 늘려 놓으니 학생들이 좀 더 많은 답변을 썼고, 우리 역시 판정을 내리는 데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삶의 목표를 쓰시오’ 등의 불분명한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의 답변밖에 나올 수 없어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박형철 백석문화대학 입학관리처 과장 역시 “항목 중 ‘봉사활동’이라고 뭉뚱그려 놓으니 ‘1박2일로 다녀온 것은 몇 점을 주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런 부분을 많이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종하 계명문화대학 입학처장은 “보건계열의 경우 나중에 국가고시 등도 고려해야 한다. 그럴 경우 학습능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계열별 특징에 맞게 세분화하고 구체적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학 이지연 입학사정관위원회 부위원장은 “성적은 좋지 않지만 특정 분야에 흥미와 열정이 있는 학생들을 뽑아야 한다. 그런 아이들을 뽑아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게 입학사정관제의 목적”이라며 “일반전형과는 다르게 절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대학은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홍보의 중요성도 대두됐다. 권기갑 구미1대학 입학담당은 “4년제 대학에서 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지만 전문대학은 그렇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수시모집이 끝나는 시점에 홍보활동을 했는데, 올해에는 입시홍보를 시작부터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5개 전문대학 분주한 움직임

한편 올해 처음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는 대학들은 발빠른 준비에 들어갔다.

대구보건대학은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정원내 28명을 선발한다. 이달 안으로 TFT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시행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TFT는 입학사정관 6명·외부산업체 인사 9명·고등학교 교장과 관계자 4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된다.

박명환 대구보건대학 입학처장은 “처음 시행하는 것이다 보니 두려움이 좀 있다. 평가 툴이나 정답이 없다는 것이 특히 어려운 부분”이라며 “이미 시행한 4년제 대학에서 정착된 곳을 벤치마킹하고, 좋은 요소들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울산과학대학도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을 실시키로 결정, 3월부터 TFT를 구성하는 등 준비에 들어간다. 서울예술대학은 입학사정관전형을 위해 6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장안대학과 동아인재대학도 2011학년도부터 입학사정관제로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대학 내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김기중·홍여진 기자 gizoong·dike@unn.net


*** 본 기사 내용 중에서 '동아인재대학'이 '동아인제대학'으로 오기됐기에 이를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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