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임진택 전국입학사정관協 초대 회장

“입학사정관제 성공여부는 사정관에게 달려 있다. 협의회 창립도 이들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18일 출범한 ‘전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이하 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은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도의 안착 여부는 사정관의 전문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 창립도 전국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교육훈련 △정보교류 △공동연구의 장을 마련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임진택 회장은 “1년에 2번 정기 세미나를 열고, 비정례화된 소규모 세미나도 기획하고 있다”며 “대학마다 처한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소그룹별 관심사를 주제로 토론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도권과 지방, 국립과 사립 등 대학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공통의 관심사를 갖는 대학끼리 모이는 소규모 세미나도 활성화시키겠다는 포부다.

협의회 차원의 학술지 발간도 추진된다. 친목 도모보다는 입학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연구 활동은 대학과 고교, 수험생과 학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협의회는 기본적으로 전문가들의 ‘논의의 장’을 표방한다. 협회회가 발간할 저널도 학술진흥재단 등재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엔 입학관련 학술지가 없기 때문에 정착만 되면 수요는 충분하다고 본다. 사정관들이 현장에서 느낀 고민과 그에 대한 연구결과를 담아내기 때문에 어느 기관에서 나온 입시 자료보다 공신력을 가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안내서도 펴내 국민들의 신뢰를 얻겠다.”

협의회 내에는 △공통 추천서 △공통 자기소개서 △서류평가의 의미 △독서활동상황 반영 등 4개의 연구 분과가 구성된다. 앞으로 협의회가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들이다.

“교사 추천서와 자기소개서에 대한 공통의 양식을 만들려고 한다. 대학마다 다른 양식을 요구하고 있어 고교 교사와 수험생들의 불만이 컸다. 미국에서도 입학사정관협의회가 있는데, 이 협의회 차원에서 공통 양식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우리도 공통 양식이 마련되면 교사와 학생들은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를 한번만 작성해 대학별 입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입학사정관제의 성공 여부에 관해선 사정관들의 전문성 확보가 첫째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제도 초기이기 때문에 한 대학이 잘못하면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하는 모든 대학이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앞으로 전문성 확보를 위한 협의회 차원의 교육·훈련 프로그램 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정관들이 고교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교 교육과정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의 평가 하나 하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해야 제대로 된 입학사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도 긴밀히 연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정부의 장기적 로드맵 제시다. 입학사정관제가 현 정부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믿음을 대학에 줘야 한다는 얘기다.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 정착에 온전히 힘을 보태기 위해선 제도가 장기적으로 갈 것이란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제도에 대한 규정을 만드는 등 법제화 노력도 필요하다. 사실 대학들은 정권이 바뀌면 입학사정관제도 흐지부지 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만약 이 제도가 정착되고 꾸준히 간다는 믿음이 생기면 대학들도 적극적으로 제도 정착에 나설 것이다.”

입학사정관제가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양성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기우나 사족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임 회장은 “입학사정관제 하에서의 서류평가는 사정관들이 일일이 서류내용을 검토하게 돼 있다”며 “학원에서 작성된 서류는 정형화된 형식과 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