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생 황성원 씨 이색전시회 '희망을 두드리다'

새 학기를 맞은 영남대(총장 이효수, 위 사진 오른쪽) 정문에 줄지어 걸린 항아리 그림 300여 점이 눈길을 끈다.

가까이 다가서 보면 그림 속 항아리마다 소박한 바람들이 담겨있다. “경제가 좀 풀렸으면”,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엄마 사랑해” 같은 말들. 제각각인 글씨체도, 그림의 모양도 투박하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밝히는 힘이 있다.

“항아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포용, 넉넉함, 뭉근함 같은 거잖아요. 품고 삭히고, 나누고… 사람들의 마음 속 작은 희망을 담고 품어서 ‘우리의 큰 희망’으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전시회를 연 영남대생 황성원 씨(한국회화 전공, 위 사진 왼쪽)의 말이다. 그는 학점이나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지친 학우들, 일상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들과 작은 희망을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전시회 제목도 ‘희망을 두드리다’로 정했다.

황 씨는 지난 겨울방학 캠퍼스와 주변 단골식당을 비롯해 멀리 떨어진 시골의 마을회관도 찾았다.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만난 사람들이 초등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100여 명. 이효수 영남대 총장을 비롯해 학생, 주부, 요리사, 택시기사, 농부, 종교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전시회를 준비했다.

“느닷없이 찾아가 희망을 적어달라니 처음엔 당황하시는 분들도 많았죠. 하지만 취지를 설명하고 간곡히 부탁하자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효수 총장님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바쁘신데도 반겨주시고 기꺼이 짬을 내 즉석에서 희망을 담은 시까지 적어주셨거든요. 전시회를 기획한 건 저인데, 준비 과정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황 씨는 지난 2008년 ‘동심(童心)’, 2009년엔 ‘인생 4계(季)’를 주제로 전시회를 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졸업 후에는 미술교사가 돼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선생님이 되는 게 그의 꿈이다. 그는 “행복한 삶을 바란다면 희망을 가꾸는 작업을 멈춰선 안 된다. 앞으로도 계속 꿈과 희망을 가꾸고 전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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