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위·계열위 미합의 과제 남기고 일정 마감

중앙대 구조조정안을 놓고 협상을 벌인 본부위원회와 계열위원회가 미합의 사항들을 남겨놓은 채 공식 일정을 마무리 했다. 현재 학교측은 각 단과대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여기에서 나온 의견을 추가 수렴해 최종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10일 중앙대에 따르면, 본부위원회(위원장 안국신 부총장)와 계열위원회(위원장 방효원 의학부 교수)는 지난 4일 회의를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무리 했다. 계열위원회 위원장 방효원 의학부 교수는 “(몇가지 사항을 두고)도저히 의견접근이 되지 않아 며칠 더 협상을 진행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 공식 회의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양 측은 현 18개 단과대를 10개 단과대로 통폐합하는 부분에선 합의를 보았으나, 77개 학과를 40개 학과·학부로 재편하는 것에 대해선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운영체계 개편에서 논란이 됐던 계열별 책임부총장제 도입 역시 미해결 과제로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 말 본부위원회가 발표한 구조조정안은 18개 단과대와 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와 40개 학과·학부로 통폐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단과대 교수 30명으로 구성된 계열위원회는 현행 18개 단과대 77개 학과를 11개 단과대 51개 학과·부와 종합예술원으로 재편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양 측은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4일까지 5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으나, 이렇다 할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특히 구조조정 3대 쟁점인 △체육·가정교육과 폐과, 국어·수학교육과 신설 △인문대 어문계열 명칭변경과 학부제 전환 △자연대 기초학문 학부제 전환 등은 끝내 미해결 된 채로 협상을 끝내게 됐다. 다만 공과대학은 △건축건설공학부 △융합공학부 △기계시스템공학부 △전기컴퓨터공학부 △에너지화학공학부 총 5학부로 구성하는 데에 의견 접근을 봤다.

이 가운데 어문계열 학과를 유럽·아시아문화학부로 전환하자는 본부위의 안은 “‘문화학’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인문사회학의 또 다른 말일 뿐”이란 계열위의 주장이 일정 정도 수용됐다. 방효원 위원장은 “본부위가 문화학부란 명칭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인정했지만, 학부제를 고수하고 있어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독어독문·일어일문·영어영문 등 문화와 언어가 다른 학과를 학부로 묶는 데에 반대해 온 계열위의 주장은 수용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리·수학·화학과를 기초과학부로 전환하는 방안도 합의를 보지 못했다. 본부위는 학부제로의 전환을 고수한 반면, 계열위는 이에 반대했다. 본부위는 물리·수학·화학이 기초학문으로서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학부제를 주장한 반면, 계열위는 “각 학과 영역이 너무나도 달라 학부로 묶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대학본부측은 본부위와 계열위의 공식 활동을 종료하고, 단과대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각 단과대를 돌며, 학교측의 구조조정안을 설명하고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안에 대한 설명회에서 질의응답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며 “이를 토대로 이달 말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앙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는 △학과별 평가방식 △학부제 도입 △계열별부총장제 도입 등 구조조정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최종안 확정과 그 시행과정에서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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