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제 첫 설명회...관심 끌었지만 명쾌한 설명 없어

서울대 약대가 2011학년도 입학 설명회를 가졌다. 약대 6년제 도입 이후 전국에서 최초로 입학전형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전형요소별 반영비율 등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참석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서울대 약대는 17일 오전 문화관 중강당에서 약대 입학설명회를 개최했다. 입학전형을 설명한 박정일 입학관리본부장은 “제약산업과 신약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학업능력이 우수하고 발전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발전가능성’에 대해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우수한 학업성취도와 재능을 보인 인재를 중시하겠다”며 “같은 학업성취도를 보였더라도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한 학생이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원 63명인 일반전형에선 모집 인원의 50%이내를 서류평가만으로 우선 선발한다. 평가 항목은 △약학입문시험(PEET) △전적 대학 성적 △고교 학생부 △공인영어(TEPS 또는 TOEFL) 성적 △각종 활동 및 수상실적 등이다.

그러나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은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도입 입학지원서·대학성적증명서·영어성적·자기소개서·수학계획서 등을 종합 평가하겠다는 얘기다. 박 본부장은 “각종 교내외 활동·경력·수상·업적·자격·어학능력 등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면 모두 첨부해 달라”며 “제출서류를 취합해 학업성취도와 전공적성, 잠재능력과 발전가능성을 종합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문화관 중강당(250석)이 꽉 들어차고도 남을 정도로 학생·학부모 등이 몰렸다. 서울대가 첫 6년제 약대 입학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기 때문. 그러나 참석자들은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는 입학설명에 답답함을 느꼈다.

박 본부장의 설명이 끝나자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진 게 좋은 예다. 한 참석자는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수치화 하지 않으면 객관적인 평가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약대 입시를 준비 중인 한 학생은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수치로 제시해 줘야 자기 점수와 비교해 지원 대학을 고를 수 있다”며 “내부기준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박 본부장은 “입학사정관제는 수치(정량적 평가)로 학생을 뽑지 않아 명확히 반영비율을 제시할 수 없다”며 “많은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을 다단계로 평가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지원자의 '주어지 여건'을 보겠다는 점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한 학부형은 “주어진 여건을 보겠다고 했는데 여기서의 여건이 뭐냐”고 물었고, 박 본부장은 “성장배경이나 교육배경에서 어떤 여건에 처했는가를 보겠다는 것”이라며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답했다.

약대 선수과목에 대해서도 애매한 대답을 제시했다. 서울대는 선수과목을 수학과목 3학점만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에게도 약대 지원의 길을 터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날 박 본부장은 ‘권장 사항’이란 전제를 깔고 “일반 화학·생물·물리학과 관련 실험과목의 수강을 권장한다”며 “이런 과목을 듣고 오면 교육을 받는데 수월하다”고 말했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약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의무 선수과목으로는 ‘수학’만 제시하되, 가능하면 고교와 전적 대학에서 과학과목을 수강해달라는 주문이다.

박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약학 공부를 위해서는 과학과목을 듣고 왔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경우 약학입문시험을 통해 그 실력을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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