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명지대도 81% 상회 ... 등록금 수입예산은 연세대 최대

올해 예산규모가 1500억원을 웃도는 매머드급 사립대들의 등록금수입 예산 규모가 전년 대비 최고 24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동결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대학은 인상에 나선 대학에 비해 훨씬 많은데 전년 추경 대비 등록금수입 예산이 증가한 곳은 교비회계 예산 규모 1500억원 이상인 사립대 중 3분의 2를 차지했다.

가장 예산규모가 큰 사립대 30개교 중에서도 등록금수입이 총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상회하는 대학은 3곳으로 지난해 본지 분석에서 1곳에 그쳤던 데 비해 더 많아졌다. 예산규모가 1500억원이 넘는 사립대가 전년 대비 2곳 늘어난만큼 등록금 의존률이 높아진 곳도 그만큼 늘어났다.

본지가 전국 160여개 사립대 가운데 2009년 본예산 자금규모가 1500억원 이상인 전국 4년제 대학 30개교의 올해 교비회계 자금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해당 대학 홈페이지에 공시된 각 대학 교비회계 자금예산서와 전년도 추경(본)예산서를 근거로 했다.


● 등록금 의존도 82.5% 경기대 가장 높아 ... 국민대·명지대도 81% 넘어

총 예산액 가운데 등록금수입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등록금 의존도라고 보면 등록금 의존도가 80%를 넘는 대학이 전년 대비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4년제 사립대 중 올해 예산규모가 가장 큰 30개 대학 가운데 등록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은 경기대로 82.5%에 달했다. 이 대학의 올 예산 총액은 1569억원, 이 가운데 등록금수입으로만 1295억원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81.06%의 국민대가 그 다음으로 등록금 의존도가 높았다. 국민대의 총 예산 규모는 1742억원, 1412억원을 등록금수입으로 메울 예정이다. 명지대도 1745억원의 예산 가운데 1430억원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지할 계획이다. 등록금 의존도가 81.96%로 역시 80%를 웃돌았다.

지난해 분석에서는 80.7%의 한국외대 만이 유일하게 80%를 넘어섰던 바 있다. 올해는 3개 대학으로 더 늘었다. 지난해 등록금 의존도가 가장 높았던 한국외대는 올해 67.21%로 크게 낮아졌다.

경원대가 75.3%, 한양대가 73.8%로 비교적 높은 등록금 의존도를 보였으며 △단국대 71.68% △동아대 71.05% △동국대 70.77% 등의 순으로 의존도가 높았다. 이들을 포함해 총 예산 중 등록금수입으로 충당하는 비율이 70%를 넘는 대학은 전국에서 가장 예산규모가 큰 4년제 사립대 30개교 중 8곳에 이른다.

반면 50% 미만인 곳은 단 3곳. 그 중에서도 포스텍은 전체 예산액 1859억원 중 등록금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11.36%로 10%대의 등록금 의존도를 보인 유일한 대학이다. 가톨릭대가 1806억원의 전체 예산 중에서 등록금수입으로 잡은 예산은 896억원. 49.62%로 50% 미만의 등록금 의존도를 보였다. 연세대도 49.68%로 50%보다 낮은 등록금 의존도를 나타냈다.


● 등록금 의존도, 경기대 상승폭 가장 커 ... 중앙대는 70%대에서 50%대로

등록금 의존도가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대학은 경기대다. 경기대는 지난해 추경예산에서 70.51%의 등록금 의존도가 올해 예산에서는 82.55%로 12.04%P나 솟았다. 10%P 이상 급격한 증가를 보인 대학은 이 대학 한 곳 뿐이다. 계명대, 경원대가 각각 8.68%P, 8.22%P 증가해 상승폭이 비교적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대는 지난 추경 당시 59.19%로 50%대이던 등록금 의존도가 올해 예산에서는 67.87%로 60%대로 올라섰고 경원대는 67.08%이던 것이 75.3%로 70%대로 올라섰다.

명지대가 7.5%P 증가했으며 △가톨릭대 4.05%P △대구가톨릭대 3.95%P △연세대 3.86%P △성균관대 3.7%P 등의 순으로 등록금 의존도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등록금 의존도가 전년 대비 낮아진 대학은 분석 대상 30개 사립대 가운데 12곳. 이 중 가장 등록금 의존도가 향상된 곳은 중앙대다. 전년 추경예산 당시 70.2%였던 등록금 의존도는 올해 13.64%P가 감소해 56.56%로 50%대로 내려섰다. 지난해 분석에서 중앙대는 전년 추경 대비 2.57%P 증가한 바 있다.

이화여대가 7.3%P 하락해 중앙대 다음으로 등록금 의존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추경예산 등록금 의존도가 58.79%였던 이화여대는 올해 51.49%로 50%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한국외대도 70%대에서 60%대로 내려서면서 6.76%P 낮아졌고 동국대도 전년 추경 대비 4.43%P 등록금 의존도를 낮췄다. 이외 △단국대 -3.81%P △영남대 -3%P △홍익대 -2.68%P 등의 감소폭을 보였다.


● 등록금수입 연세대 올해 3963억 예상 ‘최대’ ... 고려대 3553억원, 한양대 3117억원 순

올해 예산규모가 가장 큰 사립대 30곳 가운데 등록금수입 예산을 가장 많이 책정한 대학은 연세대다. 올해 등록금 인상을 선언한 대학 중 한 곳인 연세대는 3963억원을 등록금수입으로 거둬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보다 410억원 가량 적은 고려대가 3553억원으로 올해 등록금수입 예산을 연세대 다음으로 높게 잡았다. 한양대가 3117억원으로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등록금으로만 3000억원 이상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는 대학 중에 포함됐다.

경희대가 2863억원, 성균관대가 2429억원, 중앙대가 2406억원을 등록금수입 예산으로 책정했으며 △단국대 2264억원 △건국대 2199억원 △동국대 2087억원 등의 순으로 등록금수입 예산이 많았다. 이들을 포함해 등록금수입 예산이 2000억원 이상인 곳은 모두 9곳이다.

이외에도 △영남대 1981억원 △이화여대 1946억원 △홍익대 1915억원 △계명대 1858억원 △인하대 1711억원 △조선대 1661억원 △경원대 1614억원 △동아대 1518억원 △대구대 1513억원 등의 순으로 등록금수입 예산이 많았다. 1500억원 이상의 예산규모를 가진 대학 중 1500억원 이상을 등록금수입 예산으로 잡고 있는 대학은 30개 사립대 가운데 18개교에 달했다.


● 전년 대비 등록금수입 예산 최대 240억원 증가 ‘경원대’ ... 고려대는 40억원 감소

지난 2009년 예산 대비 등록금수입 예산을 가장 크게 올려잡은 대학은 경원대로 240억원을 더 늘렸다. 전년 당시 경원대의 등록금수입 예산은 1374억원, 올해는 1614억원으로 증액됐다. 이 대학은 지난해 분석에서도 전년 대비 169억원이 늘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2년만에 등록금수입만 409억원 가량 늘려잡은 셈이다.

등록금수입 예산규모가 가장 큰 연세대가 전년 추경 대비 올해 올려잡은 등록금수입 예산은 139억원. 지난해 추경 예산에서 연세대는 3824억원을, 올해 예산에서는 3963억원을 등록금수입으로 잡았다. 경원대에 이어 두 번째로 전년 추경 대비 등록금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단국대도 등록금수입 예산을 104억원 늘렸다. 총 예산규모도 전년 대비 297억원 가량 늘렸던 단국대는 지난해 추경예산 당시 2159억원이었던 등록금수입 예산이 올해에는 2264억원으로 증액됐다.

전년 추경 대비 100억원 이상 등록금수입 예산이 증액된 사립대는 분석 대상 30곳 가운데 이들 3곳으로 지난해 분석에서 경원대 한 곳에 그쳤던 것과는 차이를 보였다. 예산규모가 커진 대학이 많아지는 만큼 등록금수입 예산이 크게 증가한 곳도 늘어나는 수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건국대가 2103억원에서 2199억원으로 96억원 가량이 늘었고 한양대가 3035억원에서 3117억원으로 81억원이 증가했다. 국민대가 76억원, 성균관대가 67억원, 경희대가 66억원, 홍익대가 65억원을 각각 더 늘려 올해 등록금수입 예산을 책정했다.

전년 추경 대비 등록금수입 예산이 줄어든 대학은 지난해 보다 크게 줄었다. 등록금수입 예산이 전년 추경예산에 비해 가장 크게 감소된 대학은 고려대다. 줄어든 금액은 40억원. 고려대의 지난해 추경예산 등록금수입은 3593억원, 올해 예산에서 책정한 등록금수입은 3553억원이다.

순천향대도 38억원 가량을 줄였다. 전년 추경 958억원이던 등록금수입 예산은 올해 예산에서 920억원으로 감소했다. 2117억원에서 2087억원으로 29억원 가량이 축소 편성된 동국대, 1546억원이던 것이 1518억원으로 감소된 동아대도 등록금수입 예산을 줄여 책정한 대학 중에 포함됐다.

울산대가 23억원, 계명대가 21억원 각각 감소했고 인하대가 14억원, 조선대가 10억원 축소했다. 중앙대도 2억원 가량 등록금수입 예산을 축소 편성했다.

전년 추경 대비 등록금 예산액이 줄어든 대학은 분석 대상 30개 사립대 가운데 모두 9곳이다. 지난해 분석의 경우 28개 사립대 중 17곳에서 전년 추경 대비 등록금수입 예산을 줄여잡았었다. 지난해 절반 이상이 등록금수입 예산을 줄여 편성했던 데 반해 올해 등록금수입 예산을 축소한 곳은 분석 대상의 3분의 1이 채 안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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