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정참여전형' 특목고 출신 합격자 없어

고려대(총장 이기수)가 ‘2010 입학사정관전형 백서’(이하 백서)를 펴냈다고 31일 밝혔다. 백서는 지난 2007년 입학사정관제가 시행된 이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발간된 것이다. 외부에 제한적으로 알려졌던 입학사정관제 실행 과정을 비롯한 주요 내용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백서에 따르면 고려대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전 과정 참여전형’의 경우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 출신 합격자는 한 명도 없었다. 총 350명의 합격자 중 일반계고 출신이 323명(92.3%)으로 가장 많았고, 전문계고 출신도 1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사정관제 시행에 따라 고려대 전체 합격자 중 특목고 출신 비율도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2009학년도 신입생 중 특목고 출신 합격자가 781명(20.7%)이었던 데 반해 2010학년도에는 717명(19.1%)으로 줄어들었다.

입학사정관의 참여도가 높은 전형일수록 지방 학생들의 합격률도 높아졌다. 2010학년도 고려대 전체 신입생 중 서울(36.3%)·경기(23.4%) 지역 출신의 비율은 59.7%였다. 반면 전 과정 참여전형 합격자 분석 결과, 서울(1.9%)·경기(14.3%) 지역 출신 비율은 16.2%에 그쳤다.

입학사정관제 ‘교육기회 균등전형’의 경우 합격생 대상 설문에서 50%가 개인과외 등 사교육 경험 없이 합격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고려대 측은 “출신 고교와 지역, 사교육 여부보다 학생의 자질과 특성을 평가해 선발했다”면서 “실제로 백서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제가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하고 △지방 학생에게 불리하며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편견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총 503쪽 분량의 책과 CD로 구성된 백서에는 입학사정관전형의 취지와 평가영역·기준·자료·방법과 선발 실적 등 세부 정보가 담겼다. 입학사정관전형 실시 과정에서의 평가 계획부터 팀 구성, 주요 평가내용까지 모든 과정이 소개됐다. 비교과영역 서류평가 방법과 절차, 현장 실사과정과 실제 사례, 선발 우수 사례, 추천서 등 서류전형의 부적절한 사례 등도 함께 공개됐다.

고려대는 내달 1일부터 일선 고교를 포함한 교육 현장에 백서 3000부를 보급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또 백서 발간을 시작으로 입학사정관전형 수험생들을 위한 ‘진로 가이드’를 펴내고, 수험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입학사정관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고려대는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전체 정원(4058명)의 약 65%에 이르는 2656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선발한 1085명(27%)보다 크게 늘어난 숫자다. 고려대는 지난해까지 주로 수시 1차에 입학사정관전형을 활용했지만, 2011학년도부터는 국제학부와 체육특기자 전형을 제외한 수시 1·2차에 모두 적용키로 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