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만 65% 대폭 확대… 대부분 10~20%대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내놓은 대입 정책의 핵심은 입학사정관제의 확대 적용이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는 정원을 2010학년도 90개 대학 2만 4240명에서 2011학년도 107개 대학 3만 8748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단순 정원수로만 따지면 약 1.6배에 달하는 증가세다.

그러나 이 같은 교과부의 방침이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연세대·이화여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 등 주요 사립대들이 밝힌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의 확대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은 대부분 2011학년도 모집 정원 중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 정원이 10~20% 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사립대 입학사정관제 비율 10~20%대= 지난해 입학 정원 3404명 중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611명(17.95%)을 뽑은 연세대는 올해 3725명 중 896명(24.05%)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할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 정원을 지난해 3109명 중 660명(21.23%)에서 올해 2989명 중 720명(24.09%)으로 소폭 늘렸다. 총 모집 정원이 다소 줄어든 점을 고려해도 증가폭은 크지 않다.

성균관대는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20%가 채 안 된다. 3681명의 모집 정원 중 707명(19.21%)을 뽑는다. 지난해 3923명 중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선발한 626명(15.96%)보다 크게 늘지 않은 숫자다. 중앙대(안성캠퍼스 포함)도 5015명 중 989명(19.72%)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키로 해 10% 대를 기록했다.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 인원 및 비율
  (중앙대는 안성캠퍼스 포함)


한양대는 상대적으로 입학사정관제 전형 선발 정원 확대 폭이 큰 편이다. 지난해 2893명의 모집 정원 중 254명(8.78%)에서 올해는 2688명의 인원 중 648명(24.11%)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한양대 역시 전체 모집 정원 중 입학사정관 전형을 적용한 비율은 20% 대에 머물렀다.

이는 다단계·다면평가를 진행하는 입학사정관의 평가 부담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임 입학사정관 수가 20명 안쪽인 대학으로선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 인원을 급작스레 늘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확인 결과 입학사정관 숫자를 밝힌 이들 대학의 경우 적게는 13명에서 많아도 18명에 그쳤다.

권영신 성균관대 선임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 평가의 핵심은 다단계 서류평가다. 때문에 많이 뽑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성균관대는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이 평균적으로 20대1, 일부 전형은 40대1을 웃도는 경쟁률을 보였다”면서 “제대로 평가하려면 선발 정원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안정희 이화여대 입학사정관도 “평가 여력을 감안해 선발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는 나홀로 대폭확대… ‘시각차’ 존재= 반면 고려대와 서울대는 입학사정관제 비율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올해 고려대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일반전형에도 적용해 전체 정원 4058명 중 65.45%에 달하는 2656명을 선발한다. 입학 정원 3772명 중 1085명(28.76%)을 뽑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서울대도 지난해 모집 정원 3159명 중 330여 명(약 10.41%)을 선발했지만, 올해는 정원외전형에 입학사정관제를 확대적용하면서 3096명 중 1100여 명(약 35.53%)을 뽑을 예정이다.

특히 고려대는 관심의 대상이 됐다. 주요 사립대 중 홀로 입학사정관제 적용 비율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간 고려대 입학사정관 전형이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 수험생들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탓에 더욱 이례적으로 해석된다.

고려대는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달 말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2010 입학사정관 전형 백서’를 펴내 입학사정관제 시행 이후 전체 입학생 중 특목고 출신이 줄어든 사실을 공개했다. 입학사정관제들이 평가 전 과정에 참여하는 전형의 경우 특목고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입학사정관제 확대 방침을 밝혔다.

입학사정관제 확대 폭이 크지만 무리 없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제로 치러지지 않은 일반전형 서류평가에도 입학사정관들이 참여, 모집 정원의 65% 규모까지 평가 가능하다는 ‘검증’을 마쳤다는 얘기다. 배성한 고려대 선임 입학사정관은 “전임 입학사정관 20명을 확보했고, 교수 입학사정관 50명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입학사정관제로 성적보다 수학 의지와 전공 적합성을 중점 평가했더니 교수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교수 입학사정관의 열의가 타 대학들보다 높은 점이 다른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사립대 입학 관계자들은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해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권영신 성균관대 선임 입학사정관은 “사실 입학사정관제로 많이 뽑는 게 능사라고만 보기 어렵다”며 “점진적 확대로 내실을 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앙대 입학처 관계자도 “입학사정관들이 100% 참여하는 전형 선발 인원은 늘었지만, 일부 과정에만 참여하는 전형까지 포함한 총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 인원은 오히려 작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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