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대·진주산대 내달 교명변경 승인받을 듯

대학의 ‘교명’을 보면 건학이념과 대학의 정체성, 발전방향을 읽을 수 있다. 만약 대학이 교명을 바꾸려 한다면, 정체성과 발전방향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학가에 교명변경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교명 변경을 추진하는 대학은 7개교 정도.

우선 일반대학 전환을 앞두고 있는 서울산업대와 진주산업대가 눈에 띈다. 이들 대학은 모두 교과부에 교명변경을 신청한 상태다. 서울산업대는 서울과학기술대로, 진주산업대는 경남과학기술대로의 변경을 신청했다. 이르면 다음달 께 교과부 승인이 떨어질 전망이다.

양 대학은 올해로 똑같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기해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전환하고, 교명도 바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대학의 정체성과 발전방향이 모두 변화를 맞는 것이다. 양 교는 이달 말 일반대로의 전환 신청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김지표 서울산업대 기획처장은 “현재 서울산대는 공학계열과 조형계열로 특성화 돼 있다”며 “교명을 서울과학기술대로 변경 한 뒤에는 응용과학 중심으로 특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창술 진주산업대 기획처장은 “농업 관련 고등교육기관으로 출발한 진주산대의 경우 현재 생명자원계열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일반대 전환과 교명변경 이후에는 새로운 방향에서의 발전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교명이 경남과학기술대로 바뀌는 만큼, 연구소와 연계한 대학원 교육으로 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간 학부는 실무중심을 강화한 산업인력 양성으로, 야간 학부는 평생교육을 활성화 해 노인·여성·직장인 재교육으로 특성화할 방침이다.

성신여대도 대학의 정체성과 발전전략이 바뀐다. 이 대학은 최근 교수·학생·동창 1000여명을 대상으로 교명변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긍정적인 의견을 모았다. 변경될 교명으로는 ‘성신대학교’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위한 전단계로 풀이된다. 대학 관계자도 “현재 남녀공학 전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구성원들의 의견이 모아진다면 향후 공학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점차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여자대학’의 정체성만 고수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대학 간 통합도 교명을 바꾸는 이유가 된다. 한국철도대학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충주대는 교명을 ‘한국교통대’로 바꿀 예정이다. 단순히 이름만 바뀌는 게 아니라 모든 전공을 교통·철도·물류와 연계시킬 방침이다. 이호식 충주대 기획처장은 “철도대학과의 통합(인수)만 성사된다면, 학내 모든 전공을 교통·철도·물류 분야와 연계시키겠다”며 “항공과 해운을 뺀 교통·물류분야를 모두 접목시킨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가천의과학대와 통합을 준비중인 경원대도 교명이 바뀔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가천학원과 경원학원의 법인 통합을 완료했고, 최근에는 양교 통합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송태수 기획처장은 “오는 2012년 양교 통합을 목표로 준비위원회가 여러가지 (통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양교가 통합되면 새로운 교명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명변경을 둘러싼 갈등도 있다. ‘경남국립대’로 교명 변경을 추진중인 경상대와 이를 막으려는 경남대가 대표적이다. 양 교의 갈등은 법정 공방으로까지 확산됐다. 조만간 1심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경남대는 경기대가 한경대와의 교명 변경 싸움에서 승소한 사례를 들어 판결 결과가 자교에 유리하게 내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은 ‘경기국립대’로의 교명변경을 추진하던 한경대와 경기대 간 교명분쟁에서 경기대의 손을 들어줬다.

앞으로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학들의 생존전략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체성의 변화를 꾀하거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대학들은 꾸준히 늘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대학 간 통폐합을 추진하는 대학들의 움직임도 이어질 전망이다. 교명 변경은 이런 대학들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상징적 변화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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