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학 취업률 통계의 이면(裏面)
[시론] 대학 취업률 통계의 이면(裏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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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인희 본지 논설위원·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최근 대학 강의실 풍경을 풍자하는 우스갯소리 하나, “교수님! 강의 내용을 요약해 주십시오. 교수님들은 왜 요약을 못 하시는 거죠?” 둘, “교수님,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니 과제를 조금만 내주십시오” 한다는 게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수업은 요점정리요, 진짜 공부는 취업준비임을 풍자한 이야기다. 때문에 졸업을 앞둔 4학년생들은 자신들을 ‘사(死)학년’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지금 대학가는 2010년 졸업생 취업률 결과 보고를 앞두고 초비상이 걸렸다. 대학마다 취업률 부풀리기를 해 오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특히 올해부터 6월 1일 기준 직장건강보험 가입자만을 취업자로 인정하겠노라는 새로운 지침이 공표돼 더더욱 무거운 분위기가 대학가를 휘감고 있다.

졸업생 취업률이 각종 대학평가의 주요 기준이 되고, 연구비를 위시해 여러 종류의 국비 지원사업 규모를 결정하는 데에 가장 객관적이면서 대표적 지표의 하나로 자리매김되는 현실이고 보니, 대학 입장에서는 취업률 줄세우기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방식처럼 각 대학의 구성이나 전공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졸업생 취업률 통계를 관리하는 것은 필히 재고(再考)돼야 한다. 졸업생 숫자가 3000명 이상이냐 미만이냐, 서울 및 수도권 대학이냐 지방대냐 정도만 범주화한 후 전국의 대학을 취업률에 따라 일렬로 줄세우기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실로 궁금하다. 이에 졸업생 취업률 통계조사의 명분과 실익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대학별 취업률 경쟁을 통해 대학의 진로지도 및 경력개발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자 한다면 사범대는 사범대끼리, 경영대는 경영대끼리, 음대는 음대끼리 동일전공 및 유사 전공 간 졸업생 진로 현황을 비교하는 게 옳다. 교사양성에 그 존재 이유가 있는 사범대생과 기업 진출을 목표로 하는 경영대생을 한데 뭉뚱그려 대학의 전체 취업률을 발표하는 건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자유롭게 작품활동을 하는 예술가의 꿈을 키워 가는 예체능계 출신 졸업생들을 향해 동일한 취업률 잣대를 들이대는 것 또한 정당하지 않다.

결국 예체능계 규모가 큰 대학일수록, 사범대 졸업생 수가 많은 대학일수록, 각종 국가고시 도전에 유리한 전공이 많은 대학일수록 취업률 결과가 불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은 필히 시정돼야 한다.

둘째, 취업률 통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못지않게 진학률 통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추진돼야 마땅할 것이다. 대학원 진학률 통계 확보는 소수 대학에서 다소의 번거로움만 감수한다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을 듯하다. 교육과학기술부 주도 아래 전국의 대학에서 진학자 관련 정보공유가 이뤄진다면, 지금처럼 대학마다 인력을 투입해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그토록 많은 수고를 기울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졸업생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진학 정보를 확인하는 풍경은 정보통신 강국의 위상마저 무색케 한다.

마지막으로, 왜 졸업생 취업률 조사를 하고 있는지 그 포괄적 의미를 점검해 보고, 어떻게 하면 취업률 통계조사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방법론적 합리화·효율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프리랜서 여행작가가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졸업생을 향해 직장건강보험 가입자가 아니기에 미취업자라 낙인 찍는 역설과 교사든 간호사든 일단 대기발령자면 건강보험 미가입자로서 무조건 미취업자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경직된 사고가, 올 가을 공표될 대학별 취업률 성적표에 고스란히 담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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