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의 씨앗을 심었다. 꽃을 피우는 건 그들의 몫이다”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지칠 법도 한데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라오스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라오스 C팀을 지난 17일 만났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이하 대사협)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1997년부터 19차례에 걸쳐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남부아시아, 러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등 세계 각지에 총 4355명을 파견했다.

올해는 단기 해외봉사단 20기 500명을 라오스, 몽골, 스리랑카, 베트남, 케냐, 우간다 등 9개국에 총 18개팀을 보냈다. 본지 기자가 만난 팀은 라오스 B‧C팀 이었다.

라오스 C팀을 만난 곳은 수도 비엔티안 중심에서 자동차로 30분 떨어진 공생청소년센터에서였다. 대사협에서 파견한 라오스 C팀은 20명의 봉사 단원이 총 4팀으로 나뉘어 교육봉사와 노력봉사를 하고 있었다. 협력기관인 지구촌공생회 관계자 4명과 라오스 국립대에서 나온 8명의 현지 대학생들도 이들을 돕고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 우기인 라오스는 이날 아침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공생청소년센터에서 만난 봉사 단원들은 비는 아랑곳 않고 우비를 입고 청소년센터 야외학습장 조성을 위해 묘목을 심고, 화단을 정리하며, 원두막 지붕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이동민(성균관대 건축공학과 2학년, 23세) 씨는 “비가 오니 오히려 뜨겁지 않아 좋다”면서 “힘이 들다가도 라오스 어린이들 얼굴을 보면 말은 안 통하지만 힘이 난다. 봉사를 하면서 같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생청소년센터 내에선 라오스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가 한창이었다. 봉사 단원들은 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한국 노래와 율동, 종이접기, 독서 프로그램, 역할극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라오스 C팀을 인솔하고 있는 김웅래(인덕대학 방송연예과 교수) 단장은 “학생들이 봉사를 통해 앞으로 올바른 사회인이 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며 “더불어 봉사를 할 땐 ‘위드뎀(with them)’이란 마음으로 현지인들을 위해 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진행할 것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루앙파방에 위치한 반싹(Banxat) 마을의 한 작은 초등학교에서 익숙한 단복을 입은 라오스 B팀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엔 봉사단원 22명과 부단장 1명, 단장 1명 등 총 24명의 라오스 B팀을 비롯해 협력기관인 아시아협력기구 관계자들과 현지 코디네이터로 있는 조영신 교수, 수파누봉대학교 학생 봉사자 15명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라오스 B팀은 이날 마을 청소를 비롯해 주민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 닦기, 손 씻기 등 위생교육, 놀이 봉사 등을 실시했다. 특히 10살 남짓한 어린 학생들이 가장 좋아한 것은 축구, 줄넘기, 손수건 놀리기 등 놀이봉사였다. 한쪽에선 여학생들이 주민들에게 미리 연습해온 손 마사지를 해주기도 했다.

장혜영(삼육보건대 간호과 3학년) 씨는 “어제 밤에도 마사지 연습을 하고 왔다”면서 “라오스 사람 대부분이 온화하고 순수해 따스함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라오스 B팀 김신연 단장은 여성 특유의 꼼꼼함으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정리 정돈을 하고 있었다. 김 단장은 “그동안 봉사를 다녔던 지역에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 차원의 현장 점검이 이뤄져야한다”면서 “대사협 차원에서 그동안 봉사 다녔던 지역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 단장은 “해외봉사는 같은 곳에 2번 갈 필요는 없다. 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면서 “우리는 사랑의 씨앗을 심는 것이고, 꽃을 피우는 것은 그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특히 라오스 B팀은 마을 봉사 외에도 수파누봉대 농과대학에서 원예‧축산‧산림‧행정 4팀으로 나뉘어, 농업특화봉사를 실시했다. 레몬글라스에서 추출한 오일로 에센스를 만들기도 하고, 비누를 만들기도 했으며 파인애플 건조 등 현지인들이 자연에서 얻은 것들로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현지 교수와 대학생들에게 전수했다.

전문 기술이 없었던 학생들이 농업분야 특성화 봉사를 하는데 현지 코디네이터로 참여한 조영신 교수의 도움이 컸다. 조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 개도국 기술지원단 해외봉사단 소속으로 현재 수파누봉대 농과대학 파견 교수로 나와 있다. 2년 가까이 라오스에 체류하고 있는 조 교수는 현지 사정 뿐 아니라 농업 분야에도 능통해 봉사단이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조영신 교수는 “라오스는 천연 자원은 풍부하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없고, 인적 자원도 부족하다”면서 “대사협 봉사 단원들은 농대 실험 실습실과 실습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면서 라오스 대학생과 교수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고 연구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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