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라오스 봉사 동행취재>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회장 강희성)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1997년부터 19차례에 걸쳐 세계 각지에 총 4355명의 한국대학생 해외봉사단을 파견했다. 파견기간은 2~3주간. <한국대학신문>은 지난 16일부터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라오스 비엔티안(Vientian)과 루왕파방(Luangprabang)으로 파견된 라오스 B팀(21명)·C팀(24명)을 동행 취재했다.<편집자주>



[라오스 = 송아영 기자] 지난 17일 라오스 현지에서 만난 라오스 C팀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지칠 법도 한데,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C팀을 만난 곳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중심에서 자동차로 30분 떨어진 공생청소년센터에서였다. 4개 팀으로 나뉜 20명의 봉사단원은 각각 맡은 임무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협력기관인 지구촌공생회 관계자 4명과 라오스국립대에서 나온 8명의 현지 대학생들이 돕는 모습도 보였다.

5월부터 10월까지 우기인 라오스는 이날 아침에도 비가 내렸다. 공생청소년센터에서 만난 봉사단원들은 우비를 입고 청소년센터 야외학습장 조성을 위해 묘목을 심고, 화단을 정리했다. 원두막 지붕 공사에 열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동민씨(성균관대 건축공학과 2)는 “비가 오니 오히려 뜨겁지 않아 좋다”며 “힘이 들다가도 라오스 어린이들 얼굴을 보면 말은 안 통하지만 힘이 난다. 봉사를 하면서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워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생청소년센터 안에선 라오스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가 한창이다. 봉사단원들은 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한국 노래와 율동·종이접기·독서프로그램·역할극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라오스 C팀을 인솔하고 있는 김웅래 단장(인덕대학 방송연예과 교수)은 “학생들이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데 교육봉사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봉사를 할 땐 ‘위드뎀(with them)’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봉사활동도 현지인의 입장에서 해야 하며, 현지인에게 민폐를 끼치거나 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이하 대사협)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1997년부터 19차례에 걸쳐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매년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해외봉사단을 꾸려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러시아·동유럽·아프리카·중앙아메리카 등 세계 각지에 파견했다. 14년 동안 대사협 해외봉사에 참여한 인원은 총 4355명에 달한다.

올해는 해외봉사단 20기가 꾸려졌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500명이 단원으로 참가했다. 교수 18명, 교직원 4명도 참가해 단장과 부단장을 맡았다. 20기는 라오스·몽골·스리랑카·베트남·케냐·우간다 등 총 9개국에 파견됐다. 기자가 동행한 팀은 라오스 B팀과 C팀이었다.

지난 20일 루앙파방에 위치한 ‘반싹(Banxat)’ 마을의 한 작은 초등학교에선 라오스 B팀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선 봉사단원 22명과 단장, 부단장 등 24명의 B팀과 협력기관 관계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봉사활동을 돕고 있는 아시아협력기구 관계자들과 현지 코디네이터 조영신 교수(현지 수파노봉대 농대 파견 교수), 수파누봉대 학생 봉사자 15명의 모습도 보였다.

B팀은 이날 오전 내내 마을 청소를 하느라 분주했다. 청소를 마친 뒤엔 주민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진행했다. 이 닦기나 손 씻기를 가르치는 위생교육을 끝내고, 어린이들과 축구·줄넘기·수건돌리기 등 놀이봉사에 나섰다. 한쪽에선 여학생들이 주민들에게 미리 연습해 온 손 마사지를 해 주기도 했다.

장혜영씨(삼육보건대 간호과 3)는 “어제 밤 마을로 들어오기 전 마사지 연습을 하느라 피곤했지만, 마사지를 받은 라오스 주민들의 환한 표정을 보니 피로가 다 가셨다”고 말했다.

B팀 김신연 단장(한양여자대학 비서인재과 교수)은 마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정리정돈을 하느라 기자가 말을 붙일 틈이 보이지 않았다. 올해로 2년째 해외봉사에 참가하고 있는 김 단장은 그간 봉사활동을 다녀온 지역이 걱정이다. 그는 “그간 봉사를 다녔던 지역에 애프터 서비스 차원의 현장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사협 차원에서 봉사 지역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특히 B팀은 마을 봉사 외에도 수파누봉대 농과대학에서 원예·축산·산림·행정 4개 팀으로 나뉘어, 농업특화교육을 진행했다. 농산물이 유일한 먹을거리인 반싹 마을에 새로운 수익을 가져다 줄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다. B팀은 현지 식물인 ‘레몬글라스’에서 추출한 오일로 ‘친환경’ 에센스와 비누를 만들기도 했다.

현지 특산품인 파인애플에 대해서는 가공 기술을 전수했다. 이곳은 매년 여름 수학철에 파인애플을 집중적으로 거둬들여 팔고 있다. 그러나 팔지 못한 파인애플은 저장기술이나 가공기술이 없어 버려지고 있다. 조영신 교수는 “가공기술이 온전히 전수돼 파인애플이 마을의 주 수입원으로 그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문 기술이 없었던 학생들이 농업분야 특성화 봉사를 하는 데 현지 코디네이터로 참가한 조영신 교수의 도움이 컸다. 조 교수는 교과부 개도국기술지원단 해외봉사단 소속으로 현재 수파누봉대 농과대학 파견 교수로 나와 있다. 2년 가까이 라오스에 체류하고 있는 조 교수는 현지 사정뿐 아니라 농업 분야에도 능통해 봉사단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조 교수는 “라오스는 천연자원은 풍부하지만 이를 활용할 기술이 없고, 인적자원도 부족하다”면서 “대사협 봉사단원들이 라오스 대학생과 교수들에게 농업 기술과 지식을 전수하고 연구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