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처 입장 밝혀… “대교협 조치 따르겠다”

2011학년도 수시모집의 입학사정관전형 규모 ‘부풀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고려대(총장 이기수)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고려대는 입학처 홈페이지(oku.korea.ac.kr)에 이에 대한 해명을 올린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이 글에서 고려대는 “의혹이 제기된 전형은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이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로부터 시정 조치 등이 아직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려대 수시모집 6개 전형 중 1436명(약 57%)을 선발하는 ‘일반전형’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일반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통과 학생에 한해 718명(50%)를 논술만으로 우선선발하고, 나머지 718명은 논술(60%)과 학생부(교과 36%, 비교과 4%)를 합산해 뽑는다.

대교협이 제시한 ‘입학사정관제 지원 대상 선정 평가 기준’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이 지원 자격만 심사하는 전형’이나 ‘수능 우선선발전형’ 등은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제외된다.

서류·면접이 아닌 논술만으로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고려대 일반전형의 경우는 사실상의 수능 우선선발전형이란 지적. 또한 논술 60%와 학생부 40%를 반영해 뽑는 방식 역시 입학사정관제에 속하지 않았던 지난해 전형방법과 같음에도 불구, 올해부터 입학사정관전형에 포함된 것도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고려대 입학처는 “일반전형은 5개 영역에 걸쳐 입학사정관이 평가하고 있다. 논술 100%로 선발하는 우선선발의 경우를 감안해 ‘입학사정관 참여전형’이라 명시했다”며 “어느 정도 이상 입학사정관이 참여해야 이 표현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대학들 다수가 이 같이 표현하고 있어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또 사실상의 수능 우선선발전형이란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수능을 합격 최저학력기준으로만 사용할 뿐, 성적 순으로 뽑지 않아 수능 우선선발전형이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학사정관제를 부풀려 ‘입학사정관 선도대학’으로 선정됐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라며 “입학사정관 선도대학 지정은 1년 전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 이정석 입학관리팀장은 “대학이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있는 내용 그대로 보고한 것을 대교협이 인정해 시행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아직 대교협에서 시정 조치가 내려오지 않았다. 만약 대교협 시정 지시가 있다면 반영하면 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수 대학의 입학 관계자들은 대교협이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팀장은 “평가요소 중 비교과 4%를 적용하는 부분 등은 일반적으로 해오던 것인데 올해부터 입학사정관제로 분류돼 의문”이라며 “결국 대교협이 문제를 유발했다. 개별 대학 입학전형에 분류 기준을 정확히 적용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동국대 입학처장도 “동국대의 경우 ‘동문교사추천전형’이나 학생회·동아리 회장을 지원 자격으로 정한 ‘리더십전형’ 등이 자격 제한이란 이유로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제외됐다”면서 “사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나 교사추천 같은 제도 역시 일종의 자격 제한 아닌가. 대교협이 관련 개념을 타이트하게 설정해 애매모호한 부분을 해소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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