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옴니버스 강좌 책으로… ‘고전으로 본 인간’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바라본 고전 교양강좌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은 책이 나왔다. 경북대가 지난해 가을학기 새롭게 시도한 ‘복현모둠강좌’를 텍스트로 엮은 것이다. 경제학과 교수가 말하는 아리스토텔레스, 북한학과 교수가 설명하는 아담 스미스, 유럽학과 교수가 해석하는 프로이트까지 다채로운 시각이 흥미롭다.

강좌는 경북대생들이 고전과 좀 더 ‘친해지게’ 하려는 시도였다. 강좌를 기획한 경북대 최정규 교수는 “책을 읽게 하는 강좌도 좋지만, 책을 안 읽고 배울 수 있는 강좌를 마련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 당장 두껍고 난해한 고전을 읽지 못하더라도, 그 속에 담긴 내용을 걸러들을 기회라도 가져보려 했다”고 전했다.

한 권의 고전, 또는 한 명의 사상가를 쉽고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강사진 섭외에도 공을 들였다. 경북대 교수들 뿐 아니라 홍훈(연세대)·곽준혁(고려대)·최재천(이화여대)·박순성(동국대)·임진수(계명대) 교수 등이 연달아 강사로 나섰다. 모두 흔쾌히 강의 요청을 수락했고, 이들 10명의 교수 중 9명의 원고가 책으로 묶였다.

책은 학자들의 고전 읽기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 사회와의 접점 찾기가 더 눈길을 끈다. 홍 교수는 시장 만능주의로 점철된 현대 경제학의 전환을 위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곽 교수는 권모술수의 대명사인 마키아벨리에게서 공화주의자의 면모를 찾고, 박 교수도 상업사회와 이기적 개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아담 스미스에게서 공화국과 시민이란 개념을 발견해낸다.

강좌를 마련하고 책을 엮은 최 교수는 서문에서 이렇게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질문들이 고전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뤄졌고, 현대 학문에서 던지는 질문들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인문학 뿐 아니라 사회·자연과학의 주제를 살피고, 과거가 아닌 현재의 문제를 풀어내는 의미가 있다.”

200면, 경북대 출판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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