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아이디어와 패기가 ‘강점’

대학가에 벤처 바람이 불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크게 위축된 대학생 벤처 열풍이 최근 들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이 전공을 살려 벤처 동아리를 만들어 돌풍을 일으키거나 대학은 벤처 창업을 위해 지자체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대학가가 벤처 창업의 메카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생 벤처 동아리가 주목받고 있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취업난에 ‘스펙’을 쌓는 동아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벤처 동아리도 이유 있는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동아리는 기존 기업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대학생만의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억대 매출실적을 올리는 등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대박’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 대학 벤처 동아리가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돌풍을 일으켰다. 목포대 ‘EBRI(E-Business Research Institute)’는 전남지역 우수 농수산물 온라인 전문 쇼핑몰을 만들어 2년 연속 연매출 4억 원 이상을 달성했다. 이 벤처 동아리는 전자상거래학과 학생들이 주축이 돼 암꽃게 간장게장, 영광굴비 오픈마켓, 세발나물 오픈마켓 등 전남 특산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어 인기가 좋다. 실제로 이들이 운영하는 쇼핑몰(www.ebriday.com)을 접속하면 ‘대학생이 소개하는 웰빙 식품’이라는 문구와 함께 △농산물 △수산물 △가공식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눠 한 눈에 쇼핑할 수 있도록 꾸렸다. 대학생들이 전문 쇼핑몰 못지않게 운영하다보니 반응도 뜨겁다. 상품후기에는 ‘임신 8주차의 임산부인데 정말 맛이 최고’, ‘너무 맛있어서 또 주문’ 등 다양한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또 고객문의 사항은 ‘벌써 품절인데 언제 입고되느냐’ 등 수 백여 건의 쇄도하는 문의 글에도 일일이 답변해 다시 찾는 ‘단골손님’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에 1위를 기록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오빠 믿지’도 대학생 벤처 기업인 ‘원피스’가 개발해 화제다. 상대방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면서 채팅까지 가능한 이 애플리케이션은 네티즌들로부터 ‘악마의 앱’이라는 호칭을 얻으면서 접속자 폭주로 하루 만에 이용이 중단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일반 기업에서는 볼 수 없는 대학생들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이다. 원피스는 연세대, 홍익대, 고려대에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4학년 학생들이 만든 대학생 벤처회사로 오빠 믿지 애플리케이션 외에도 ‘매일 6분 초콜릿 복근’, ‘두 바퀴로 바닷가로’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여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대학이 앞장서 청년 창업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곳도 있다. 부경대는 청년들의 벤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용당캠퍼스에 부산에서 가장 큰 규모의 청년창업센터를 지난달 27일 문 열었다. 이 센터에는 부산지역 8개 대학 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한 200개(314명) 창업기업 가운데 무려 77개(142명)가 몰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들이 내놓은 아이템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제작, 보석디자인, 수공예디자인, 동영상제작, 인테리어, 커피전문점, 인터넷쇼핑몰, 반찬가게, 썬팅전문점, 어학교육, 애완 급수기, 전문컨설팅 등 최신 트렌드에 맞췄다. 이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것. 오로지 성공 창업에 몰두하게 하기 위해 부산시가 매월 실적을 평가해 A급 70만원, B급 50만원씩의 장려금을 지급하고 창업 교육과 컨설팅까지 지원한다. 아울러 부경대도 713㎡ 규모로 창업자들에게 업무공간과 컴퓨터 등 사무기기, 시제품 제작을 위한 공동 작업실과 촬영실 등을 제공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청년창업센터가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창업지원종합사이트 개설, 창업 희망자를 위한 상시교육 제공을 위한 온라인 교육시스템 구축 등 2014년까지 500개 청년창업업체 육성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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