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생 증가, 정시 모집인원 축소...치열한 경쟁 예상

올해 수능 성적 발표가 오는 8일로 다가왔다. 수험생 대부분이 지금까지의 가채점 결과로 지원전략을 세웠을 것이다. 이제 수능 성적이 공식 발표되면, 이를 바탕으로 지원학과를 최종 선택해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정시의 특징은 △정시모집 인원 감소에 따른 경쟁률 상승 △수능 영향력 증대 △탐구 반영 과목 수 축소 △수능체제 변경에 따른 재수 기피심리 확산 등을 들 수 있다.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응시생 증가로 치열한 경쟁=올해에도 수시 모집인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정시 모집인원이 줄었다. 수시 선발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고, 정시에선 2010학년도보다 9961명이 감소한 14만9156명(39.2%)을 선발한다. 경희대를 제외한 주요 대학 대부분의 정시 모집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연세대(서울)의 경우 정시모집 비율이 전년대비 18.6%나 감소했다.

반면 수능 응시자 수는 증가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총 71만2227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7만4000여명 늘었다. 특히 재학생은 작년 대비 1.87% 늘어난 반면, 재수 이상 졸업생의 지원이 18.3%나 증가해 정시모집에서 재수생 강세가 예상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원서접수인원이 사상 최대인 70만명을 넘기면서 정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더욱이 2012학년도 수능이 수리영역 출제 범위 변화로 수험생 부담 증가하면서 안정지원 경향이 확대돼 주요 대학의 경우 중하위권 경쟁률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수능 영향력 강화...반영방법 등 유의=올해 정시에선 지난해보다 수능의 영향력이 강화됐다. 대교협에 따르면, 수능 100% 반영하는 대학이 인문·자연계열에서 모두 증가했다. 올해 100% 반영대학은 총 81개교로, 전년에 비해 인문계에서 2개 대학이, 자연계에선 11개 대학이 늘었다.

수능 우선선발 비중도 늘었다. 서강대와 서울시립대가 전년대비 10~20% 늘려 70%로 확대했으며, 국민대가 ‘가’군에서 수능 우선선발을 신설했다. 대부분 대학에서 수능우선선발 비율이 50~70%로 확대되면서, 절반 이상의 학생을 수능 100%로 선발한다.

수능 반영비율이 강화되면서 수능성적이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때문에 각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방법 △반영비율 △가산점 여부 등에 유의해야 한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수능이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의 경우 표준점수 차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위권 대학의 경우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많으므로 반드시 환산점수를 통해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지원 참고표나 지난해 입시결과만을 기준으로 지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요대학 수능 우선선발 비중 높아=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라면 수능 우선선발 전형이나 수능 100% 반영 전형이 유리하다. 주요 상위권 대학의 경우, 대부분의 모집단위에서 모집 인원의 30~70% 정도를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수능 우선선발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수능 우순선발전형은 대부분 수능 언어·수리·외국어·탐구 4개영역을 모두 반영하고, 대학의 최대 모집군에서 실시되는 특성이 있다. 경희대·성균관대·숙명여대·이화여대·한국외대 등이 모집 인원의 50%를 수능 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하며, 서강대·서울시립대·연세대 등은 수능 우선선발 비율이 70%에 이른다

올해는 수험생 수가 어느 해보다 많은 데다, 2012학년도 수리영역 출제범위 변화가 부담스러운 수험생들의 재수 기피현상이 본격화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수능 우선선발 전형이 있는 모집군은 모집 인원이 많고, 우선선발에서 탈락할 경우 일반선발로 넘어가 경쟁하게 된다. 때문에 평소 수능성적에 비해 학생부 성적이 약한 자사고·특목고 학생들이 선호하면서 일반 선발에 비해 높은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은 수능 우선선발과 더불어 수능 100% 전형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수능 100% 전형은 정시모집을 통해 수능 성적 우수자를 선발하기 위한 전형이다. 때문에 다른 모집군에 비해 모집인원이 적으며, 수능 우선선발 전형과 마찬가지로 다른 전형 요소에 비해 수능 성적이 탁월한 학생이나 재수생·반수생·특목고 학생들의 지원으로 경쟁률과 합격 점수가 높다.

■ 내게 맞는 수능 활용방법은?=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중앙대 등 대부분의 주요 대학에선 수능 4개 영역을 반영하는 게 추세다. 그러나 서울여대·성신여대·숙명여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은 모집단위에 따라 2~3개 영역을 반영하며, 건양대·관동대·인제대 의학계열은 수리·외국어·탐구 3개 영역을 반영해 선발한다.

반영 영역 수가 감소하면 수험생의 부담도 완화되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모집단위와 비교할 때 합격선과 경쟁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수험생들은 반영 영역 조합 중에서 어떤 조합이 유리하고 불리한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수능 총점이 같아도 반영 비율이 높은 영역에서 점수를 더 받은 수험생이 환산 점수에선 상당한 차이를 낼 수 있다. 1~2점으로도 당락이 바뀌는 입시에서는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라 수험생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잘 나온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단 얘기다. 인문계열의 경우 주로 언어·외국어 영역의 반영비율이 높으나, 서울시립대·성균관대 등과 같이 수리 영역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대체적으로 수리·외국어 또는 수리·탐구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다.

수시모집에서 선발인원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입학사정관전형은 정시 모집에서는 일부 주요 대학 ‘특별전형’과 ‘정원외 전형’에서 소수 인원만을 선발한다. 지난 해 정시모집 글로벌서비스학부 면접에 입학사정관전형을 도입했던 숙명여대와 정원외 일부 전형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했던 한국외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사정관 전형을 폐지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대내외 활동경력과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 각종 서류를 통합적으로 평가하므로 지원 시 서류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중앙대를 제외한 대부분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므로 최저학력기준을 확인한 후 지원해야 한다.

■하향지원 예상...소신지원도 전략=서울 주요 대학들이 탐구 반영 과목수를 전년도 3과목에서 올해 2과목으로 축소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탐구 영역에서의 반영과목 축소는 합격선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평균선과 커트라인의 점수 차를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각 대학의 학생부 반영 방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에선 학년별 반영 비율을 따로 두지 않고, 반영 교과별 상위 몇 개 과목씩을 반영하므로 특정 학년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광운대·동아대·부산대·성균관대·인하대·한성대 등 일부 대학에서 학년별 반영 비율을 달리 적용하므로 이들 대학 지원자들은 자신의 학년별 학생부 성적부터 파악해야 한다.

특히 학생부 등급에 따른 점수 차를 꼭 확인해야 한다. 주요대학의 경우 1등급에서 3~4등급까지는 학생부 성적에 따른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아래 등급부터는 급간 점수 차를 크게 두기 때문에 학생부 영향력을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선 등급별 점수와 급간 점수 차를 확인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소신 지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점수에만 맞춰 대학·학과를 선택하면 대학에 진학해서도 후회할 여지가 크다. 김희동 실장은 “수능 난이도 상승과 응시생 증가로 인해 하향 안정지원 추세가 강할 경우 일부 대학의 상위학과는 지원 인원이 감소하거나 합격점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며 “지원 흐름을 유심히 살펴 3번의 기회 중 한번은 소신 지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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