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 수시 비중 70%까지 확대

대교협이 6일 발표한 201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수시 중심의 대입’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점차 수시로 옮겨오던 무게중심이 ‘수시 중심의 대입’으로 정착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시 중심’ 대입에 마침표 찍다=2012학년도 수시모집은 전체 모집인원의 62.1%(23만7640명)를 차지, 전년(60.7%)에 비해 1.4%P 늘었다. 표면적으로는 2%p의 증가세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시 중심의 대입’이 정착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전국 평균을 따졌을 때 62.1%의 비중이지, 주요대학을 들여다보면 그 비율은 70%에 달한다.

고려대(서울)는 4204명 모집에 수시로 2794명을 선발한다. 전국 평균(62.1%)을 4%p 상회하는 66.4%를 수시에서 뽑는 것이다. 연세대는 정도가 더 심하다. 전체 3768명 가운데 수시모집 인원이 2834명(75.21%)이나 된다. 한양대(서울)도 모집인원 3172명 가운데 수시를 통해 68.54%인 2174명을 선발한다. 이미 서울 주요대학의 경우 약 70% 정도를 수시를 통해 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성근 한양대 입학처장은 “주요대학들의 수시 확대는 우수 학생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입학자원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수능성적이 중심이 되는 정시에 비해 수시에선 학생부·면접·서류평가(입학사정관전형)·수능(최저학력기준) 등 다양한 전형요소로 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학 수시 비중 70% 달해=2012학년도부터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기간이 설정되는 점도 이런 추세를 강화한다. 대교협은 내년 12월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의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기간을 둔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수시모집에서 충원하지 못한 정원이 정시로 이월됐다. 그러나 향후 미등록 충원기간을 별도로 설정하면, 수시에 배정된 모집인원을 대부분 충원할 수 있게 된다. 그간 정시로 이월되던 인원이 최소화되면서 수시모집 비중은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대교협 양정호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수시 미등록 충원기간을 둠으로써 수시 배정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는 부분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수시중심의 대입이 정착되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입학사정관전형이 확대되고,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 실시 대학 수가 정체되는 현상도 눈에 띈다. 표면적으로 입학사정관전형 실시 대학과 선발인원은 소폭 증가했다. 전체 122개 대학에서 4만1250명을 선발한다. 이는 2011학년(188개 대학)도 전체 선발인원 중 입학사정관전형이 9.6%를 차지하던 데서 10.8%로 높아지게 됐음을 보여준다.

대학별로도 입학사정관전형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시모집 비중이 늘면서, 수시모집의 주요 전형인 입학사정관전형도 더불어 늘고 있는 셈이다.

■입학사정관전형 증가세 두드러져=양정호 실장은 “전체 122개 대학 가운데 정부지원을 받는 대학은 60개교뿐이다. 나머지는 대학 자체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경우”라며 “특히 정부지원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시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이 ‘대표 전형’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얘기다.

수시모집에서 논술 실시대학은 경북대·서강대·홍익대 등 35개교로 전년(2011)에 비해 1개교 증가했다. 그러나 정시의 경우에는 논술 반영 대학·비율이 전년도와 동일했다(일반전형 인문계열 기준).

면접·구술고사도 전년(2011학년도) 111개 대학이 반영하던 데서 2012학년도에는 107교만 반영, 소폭 감소했다. 정시에선 면접구술고사 활용 대학이 전년 94개교에서 8개교가 줄어 86개 대학이 반영한다.

이처럼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은 전년과 대동소이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대학별로 살펴보면 감소세가 확인된다. 양 실장은 “반영 대학 수에 있어서는 전년도와 별 차이가 없지만, 대학 내부적으로 보면 4개 전형에서 반영하던 것을 2개 전형으로 줄이는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사교육 유발전형을 축소하려는 교과부의 입장과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교과부는 논술 등 사교육 유발 전형을 줄이고 입학사정관제 취지를 살리는 대학에 재정지원사업 평가 시 ‘이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역량강화사업 등의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평가지표에 입시관련 지표를 추가하는 방안이다. 내년 2012학년도 입학전형이 대학별로 구체화 될 땐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더 축소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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