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에 불교신자, 오 총장과 닮은 듯 다르다”

김희옥 헌법재판관<사진>이 동국대 제17대 총장에 선임됐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이사장 정련 스님)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김 재판관을 차기 총장으로 임명했다. 임기는 내년 3월 1일부터 4년간이다.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신임 총장은 서울 동부지방검찰청·대전지방검찰청 검사장과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부 차관 등을 거쳐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에 발탁됐다.

헌법재판관 임기 도중에 대학 총장으로 옮기는 첫 사례로 눈길을 끈다. 김 총장은 헌법재판관 임기 중 퇴임하게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의 기본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남은 일을 철저히 마무리한 후 퇴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통·화합, 자율·책임을 화두로 교육·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정적 재원 확충, 선진 교육체계 정립에 힘써 동국대를 ‘미래를 대비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오영교 현 총장에 이어 외부 영입 케이스가 된 김 총장은 혁신 드라이브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동국대 교수사회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특히 오 총장과 닮은 듯 다른 이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동국대 동문에 독실한 불교 신자인 김 총장이 대학 구성원과의 소통이나 발전기금 모금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순성 동국대 교수회장은 “민주적 총장 선출 과정을 통해 뽑혀 축하를 전하고, 기대도 크다”며 “새 총장이 화합형 리더십을 발휘해 구성원들과의 소통·협력으로 직면한 문제를 풀어갔으면 한다. 불교계와 사회 각계각층 자원을 유치해 재정 확충에도 힘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외 인사로 오 총장의 개혁 기조를 이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회장은 “단순히 현 총장의 정책 방향을 잇는다, 뒤집는다로 판단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반드시 필요한 사업, 필요하지만 소통이 부족하거나 방향이 잘못됐던 사업, 역량에 비해 과도하게 추진된 사업 등을 잘 구분해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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