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박물관, 조동원 교수 기증 450점중 70점 선별

백제 무령왕지석, 왕비지석, 사택지적비 등 해방 이후 발견된 백제의 금석문과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서산 마애삼존불, 익산 연동리 광배(光背) 실물탁본이 국내 최초로 한자리에 공개된다.

성균관대 박물관(관장 이준식교수)은 오는 16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탁본으로 보는 한국문양’ 특별기획전을 한다. 이번 기획전은 조동원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한국금석문 450여점을 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성사됐다.

이준식 박물관장은 “기증한 450여 점 중에서 한국 문양(文樣)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70점을 선별해 전시한다”며 “탁본이 아니면 실제의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운 문양들을 통해 ‘선각(線刻)’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문양전’은 소품(小品)의 문양이 아닌 천전리 암각화, 반구대 암각화, 고령 양전동 암각화 등 거대한 작품의 문양이 망라됐다. 한국의 미(美)를 대표하는 성덕대왕 신종 전체 탁본과 김유신묘의 12지신상 등 대표적인 거대한 예술품들을 탁본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봉암사 지증대사탑의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인 ‘주악상’(奏樂像), 실상사 중각대사 사천왕사탑, 연곡사 동부도의 사천왕·팔부신중·비천상, 보원사 법인국사탑 신중상 등의 탁본에서 신라와 고려의 우아하고 수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서산 마애삼존불(1959년 발견·국보 84호)은 그동안 윤곽이 깊고 너무 뚜렷해 탁본이 불가능했지만, 조동원 교수가 지난 1968년 제작한 것을 국내 최초로 공개, 최근 보호각 철거 이후 변화된 모습과 비교가 가능하다.

조동원 명예교수는 전국에 산재한 금석문(金石文)을 지난 40여년 동안 조사·정리하여 <한국금석문 대계>(전 7권)를 20년 동안 간행한 사계의 권위자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