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ED 중 대학 비중 50%에 달해

대학가에 TED 열풍이 불고 있다. TED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약자로 ‘널리 퍼져야 할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하는 강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처음 도입됐으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개최되고 있다. TED가 대학생들의 지식 욕구를 충족하며, 다양한 연사들이 전문적이고 짧은 호흡으로 강의해 호응이 많다. 초기 단계라 시행착오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TED는 대학가에서 확산될 전망이다.



▲ 지난해 12월 4일 한국외대에서 개최된 TED 행사 모습

■지식 욕구 채워주고 재미도 ‘쏠쏠’ = 해외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TED가 발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대학에서 주최하는 비율이 전체 10~20%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30여 차례 TED중 절반이 대학에서 열렸다. 지난해 1월 숙명여대를 시작으로, 11월 경기대·이화여대, 12월 고려대·가톨릭대·한국외대·한양대에서 개최되는 등 점점 대학가에서 TED가 확산되는 추세다.

대학가에서 TED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생들의 지식 욕구에 TED가 부합하기 때문이다.

TEDxKGU(경기대)를 준비한 이동균씨(대학원 컴퓨터과학과 4학기)는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선 전문적인 강연을 듣기 힘들다”며 “또한 TED는 짧은 시간, 다양한 연사들의 압축적인 강연을 들을 수 있어 대학생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TED는 ‘18분 룰’이 있어 연사가 20분 내외로 강연을 해야 한다. 대학생들은 짧은 시간에 5~6명 연사의 강연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TEDx이화의 경우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됐으며, 대다수 대학가 TED는 100명 이상의 대학생들이 참석할 정도다.

애프터파티도 TED의 장점 중 하나다. 기존 강연은 연사와 청중이 교류를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TED는 본 강연이 끝난 후 자리를 이동해 연사와 청중들이 애프터파티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며 소통할 수 있다.

이동균씨는 “에프터파티에 연예인 박슬기씨가 참석했다”며 “그가 분위기를 이끌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고 했다. TEDxHUFS(한국외대)의 경우에는 본 강연보다 애프터파티의 신청이 더 빨리 마감되는 등 자유로운 소통을 중시하는 대학생들과 TED·애프터파티는 잘 맞는다는 평가다. 

참가비가 기존의 강연보다 저렴한 것도 대학생들에게 어필하는 요소다. 이화여대·한양대는 참가비가 무료였으며, 경기대는 3000원, 한국외대는 5000원이었다. 일반 TED행사는 참가비가 3만원인데 비해 대다수 대학가 TED는 최대 1만원을 넘지 않는다. TEDx이화를 준비한 강지혜(언론정보학과 3)씨는 “TED는 비영리를 추구한다”며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에서 지원을 했고 스폰서에서 필요물품을 제공해, 참가비를 따로 받지 않았다”고 했다.

■사전 피드백, 홍보 등은 개선 필요도 = TED는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에 행사의 성공은 연사와 청중 간 교감에 있다. 그래서 사전에 TED 주최 측과 연사 간, 강연에 대한 피드백은 필수다.

TEDxHUFS를 준비한 한국외대 신동윤(광고홍보전공 3)씨는 “청중들의 반응이나 후기를 보니 강연에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사전에 연사들과 피드백을 하며, 의견을 조율한 것이 청중들이 호응할 수 있는 충실한 강연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다른 TED에서는 일방적인 강연으로 청중들의 반감을 산 경우도 있었다.  

홍보와 장비·장소 대여 문제에서 학교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대학 측에서 TED를 잘 몰라 지원이 늦은 사례도 있었다. 장비나 장소를 대여하는데 대학 측이 비협조적이었거나 관리 주체가 많아 대여하는 과정이 복잡한 경우도 보였다. 학교에서 TED 행사개최 소식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으로 게재하면 홍보 시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 대다수 대학가 TED 관계자들의 일치된 반응이다.

운영상 미흡한 점도 보인다. 한 TED 행사에서는 쉬는 시간 중 연사와 참석자가 함께 하는 포토타임을 가지려고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다른 TED 행사에서는 연사 1명이 해외출장을 가서 출국 전 긴급히 비디오로 강연을 촬영을 해 그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강지혜씨는 “TED 행사가 초창기이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다”며 “경험이 쌓이는 만큼 TED 행사는 과거에 비해 매끄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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