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학생선수 수업권 보장

지난해 12월 10일, 대학농구리그는 중앙대의 전승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대학 농구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리그제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각 대학 농구팀들이 운동에만 주력해 선수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못했으나, 리그제 시행 이후엔 상황이 많이 호전됐다. 그러나 시행 첫 해인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눈에 띈다.

■ 학생 선수 학습권 보장, 재학생들 관심 커져 = 리그제 시행 이후 가장 큰 변화는 학생 선수들의 수업권이 보장됐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대회가 열리면 그 기간 동안 수업을 빠져야했다. 시험기간과 대회 일정이 겹치면 시험을 볼 수도 없었다. 또한 각 대학 농구팀들은 대회를 앞두고 합숙훈련을 실시했다. 그래서 학생들의 수업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운동하는 기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리그제는 주 1회씩만 경기를 해 과거에 비해 학생들의 수업권이 보장되고 있다.

안덕수 한국대학농구연맹 차장은 “리그제 시행 이후, 지도자와 선수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 특히 지도자들이 학생선수들의 수업권에 관한 의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대학 농구부에서 학습권이 존중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와 학생들의 대학농구에 관심이 커졌다는 점도 리그제의 장점으로 꼽힌다. 리그제는 12개 대학 간 홈&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됐다. 즉 ‘우리 대학’에서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대학이나 학생들의 관심이 더 커졌다.

김만진 연세대 농구부 감독은 “학습권 보장은 물론 관중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리그제가 장점이 많다”며 “실제 연세대 홈경기에서 관중이 많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과거 대회는 특정 기간 동안 예선과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졌다. 예선에서 떨어지면 바로 짐을 싸야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각 대학들은 승부에 집착했고, 일부 주전 선수들만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리그제는 몇 개월간 시합이 보장이 되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얻고, 실력 향상도 가능하다.

▶중앙대와 경희대 시합 모습 (사진제공 : 점프볼)

학교 홍보나 이미지 개선에 효과를 본 경우도 있다. 상명대 홍보팀 관계자는 “상명대는 기존 ‘여대’ 이미지가 강했다”며 “대학농구리그에 참여하며 역동적인 면이 강조돼 남녀공학으로서의 ‘상명대’를 홍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시설과 홍보 문제 등은 개선 요구돼 = 긍정적인 변화도 있지만 도입 후 부족한 점도 눈에 띈다. 대학농구 관계자들은 가장 큰 문제로 시설문제를 지적했다. 안덕수 차장은 “경기를 진행하거나 관전하기에 열악한 대학 체육관들이 있다”며 “환경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코트와 외벽 사이가 가까워 선수부상이 우려되거나 공간이 협소해 관전하기 불편한 시설 등이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경희대는 마스터플랜에 경기장 리모델링 방안이 포함돼있으며, 연세대 등 다른 대학들도 경기장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상명대는 올해 65억 원을 투자, 천안캠퍼스에 국제규격에 방송까지 가능한 시설을 갖춘 경기장을 완공해 호평을 받고 있다. 대학농구리그 결승전도 이 경기장에서 치러질 정도다. 각 대학들이 단시간 내에 미국 명문대처럼 1~2만 명 이상 수용하는 경기장 시설을 갖추는 것은 힘들지만, 점차 시설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송시설도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안덕수 차장은 “대학농구리그 후반부부터 인터넷 중계를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났다”며 “내년 리그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학농구를 즐길 수 있도록 인터넷 중계와 방송시설에 좀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보문제도 지적된다. 대학농구연맹 홈페이지는 별다른 정보가 없는 상황이다. 직원이 3명밖에 없어 일손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대학농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전달이 미흡한 실정이다. 일부 대학은 홍보를 연맹 측에 미루는 상황도 보인다. 연맹과 대학이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연세대의 사례는 모범으로 꼽힌다. 연세대는 학교 공지사항에 대회일정을 알리고 교내에 홍보유인물을 부착, 활발하게 홍보하고 있다. 또한 경기 내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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