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에서 민주노총 등 ‘외부세력 나가라’고 주장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과 관련, 총학생회의 입장표명이 학내 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총학생회의 ‘외부세력은 나가라’는 입장에 학내 논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4일 총학생회는 대자보와 학내 커뮤니티에 “청소노동자 분들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제에 못 미친다는 내용은 과장·왜곡됐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해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 측에 문의한 결과 학교 측은 최저임금제가 안 지켜지고 있다는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총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학내 반응은 ‘총학생회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반응과 ‘청소노동자의 권익은 학생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학교 측의 입장을 두둔한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그러던 중 4일 오후5시경, 총학생회와 홍익대 청소노동자 간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때 경제학부 학생회장의 말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청소노동자들에게 “그럼 용역업체에다 받으셔야죠”, “그럼 이 내용 녹취하겠다”등의 말을 했고 그 직후 대화의 자리는 결렬됐다. 총학생회에서는 사과문을 작성하는 등 사과의 뜻을 표했지만, 이숙희 공공노조 홍익대 분회장은 “나도 대학생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6일 오후4시경, 홍익대 노조와 총학생회 간 마찰이 일어났다. 노조가 중앙도서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용하 총학생회장이 “지금 계절학기 시험기간이고 학생들이 공부하기 때문에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숙희 분회장은 “총학생회에서 정중히 요청한 게 아니라 멋대로 집회 중 들이닥쳤다”고 말했다.

김용하 학생회장은 “총학생회에서는 청소노동자 분들을 돕고 싶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사실을 호도·왜곡하고 있다”고 했고 이숙희 분회장은 “왜 도와준다면서 마음대로 집회를 방해하느냐. 또한 총학생회에서 말하는 내용은 학교 측과 똑같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작성하고 “열악한 근무조건 속에서 청소노동자들을 위해 적극 돕고 싶다. 그러나 외부 세력의 학내점거나 농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라도 반대한다. 학생들의 편의나 학습에 지장을 주는 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학내반응은 ‘외부단체의 개입으로 지나치게 사건이 확대돼, 학교 이미지가 실추됐다’, ‘청소노동자 분들 입장은 이해하지만 학생들의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과 ‘외부단체 개입을 떠나서 청소노동자 분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학교나 총학생회는 과연 해결의지가 있었느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총학생회의 입장이 학교 측과 비슷해 ‘어용 학생회’라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한편 총학생회는 자신들이 주체가 돼서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학생 서명운동을 한다고 했다. 또한 오는 10일 오후5시 학내 가람홀에서 청소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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