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CEO인터뷰3] 성백형 백자종합건설 대표

“전문대학생들과 4년제 대학생들의 역량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그 둘의 차이는 역량이 아닌 자신감입니다.”

2007년 대림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 성백형 백자종합건설 대표<사진>는 항상 많은 학생들로부터 상담요청을 받는다. 학생들이 성 대표를 상담자로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한 건설인이기 이전에 대림대학을 1980년에 졸업한 선배이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당시 형님 두 분이 4년제 대학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집안형편상 저까지 대학을 간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었죠. 대학 진학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취직을 했죠. 하지만 당시 다니던 회사의 임원들을 보니 대학을 나오지 않고서는 그런 위치에 오를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림대학(옛 대림전문학교) 토목환경과(옛 토목과)에 입학했죠.”

토목과에 입학한 성 대표는 학과 공부에 매진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리고 우수 졸업생은 추천을 통해 모기업인 대림산업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를 통해, 1979년 대림산업에 입사한다. 성 대표는 KS(경기고-서울대)·SKY(서울대·연대·고대) 출신이 대다수인 그곳에서 1986년 모범상, 1991년에는 우수상을 수상한다.

“자신감이 있었어요. 전문대학을 나왔지만 움츠러들 필요 없다고 늘 자기최면을 걸었죠. 그런 자신감과 노력으로 인해 여러 차례 수상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바쁜 와중에도 경기대 토목과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땄던 것도 기억에 남고요.”

성 대표는 강릉수력발전소, 한강개발 현장, 구로철도개발 현장 등 굵직한 토목공사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1992년 12월 ‘백자종합건설주식회사’를 설립한다. 영업을 해 본 적이 없는 성 대표에게 입찰 경쟁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공사 진행 전 대표의 프로필을 요구해 전문대학 출신이라는 것을 보고 못 미더워한 업체도 많았다고 한다.

“술도 잘 못 마시고, 접대는 하기 싫었습니다. 전문대졸 학벌도 걸림돌이었고요. 고민 끝에 공사품질로만 인정받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공사품질 확실하고, 안전사고 없고, 공사기한 잘 맞춰주고, 추가로 공사대금 요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죠. 첫해 매출액 13억원이었던 회사는 공사 품질이 확실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연매출액 120억원으로 급성장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8명으로 시작한 회사 직원은 25명으로 늘어났고요. 올해로 19년차에 접어들었으니 '안정권'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싶네요.”

성 대표는 대림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면 대림산업 같은 대형 건설사에 취직해 풍부한 경험을 쌓기도 힘들었을 것이며 당연히 지금의 성공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토목과 동창회에서 고문을 맡고 있고, 강의를 하는 것도 ‘보은’의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인다.

“첫 수업에 들어가면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인생의 첫 스타트에서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사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전문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첫 스타트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계속 움츠러들어 있거나 끝까지 패배의식에 잠겨 있을 거냐고 묻습니다.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오죠. 그럼 저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나 역시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쟁쟁한 4년제 대학졸업자들과 일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내가 했으니 너희들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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