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성단, 우리은하 형성 과정 규명 단서 발견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재우 세종대 교수(천문우주학)<사진>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2월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교수는 구상성단과 우리은하 형성 과정을 규명하는 결정적 단서를 발견해 상을 받게 됐다.

이 교수는 구상성단 내 화학 조성이 이질성을 갖는 기원을 밝혀내 천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은하 형성과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현대 천문학의 주요 과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대규모 모의실험이나 천체 관측을 통해 추론하는 방법이 있지만 여전히 완벽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아주 오래된 별들로 이뤄진 구상성단은 우주의 연대 측정이나 은하 형성·진화 과정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구상성단에 속한 별들은 초기 빅뱅 이후 동일한 나이와 화학 조성을 지닌 별이라고 알려져 왔으나, 우리은하의 일부 구상성단의 별들은 같은 기원과 성질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 발견됐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지난 30여 년간 밝혀지지 못했다.

이 교수는 각각의 별이 지닌 중금속 함량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를 설명해냈다. 그는 기존 연구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던 ‘협대역 칼슘 필터’를 이용해 소규모 망원경으로 구상성단에 속한 별들의 정밀한 칼슘 함량을 측정했다.

관측·분석 결과 기존 이론과는 달리 전체 구상성단의 별 50% 이상이 다양한 칼슘 함량을 지녔음이 확인됐다. 이는 구상성단의 별들이 기원이 다른 물질로부터 여러 세대에 걸친 화학적 진화를 통해 생성됐음을 의미한다. 칼슘 같은 특정 중원소는 초신성 폭발의 잔재로 만들어지므로 우리은하의 대다수 구상성단은 우리은하 내부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구상성단에 대한 기존 학계 이론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구상성단이 우리은하가 아닌 외부 은하로부터 형성됐음을 밝혀내 구상성단과 우리은하 형성 과정을 규명하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특히 순수 국내 천문학자의 힘으로 이뤄낸 결과라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 연구 성과는 지난 2009년 세계적 과학 전문지 ‘네이처(Nature)’지의 주요 논문으로 선정, 발표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바탕해 지난해 아시아 기관 소속 학자로는 처음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시간을 배정받았다. 미국이나 유럽 천문학자들도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만큼 세계 학계가 연구 성과를 인정한 것”이라며 “허블우주망원경을 활용한 후속 연구로 국내 천문학을 세계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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