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락스타존'속속 개점...우리, 신한도 공세

은행들의 대학생 대상 마케팅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주고객은 아니지만, 졸업 후를 염두에 두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 대학생을 겨냥한 전용 점포를 잇달아 여는가 하면, 등록금 카드 납부도 확대하고 있다. 입사 시 특전을 부여하는 대학생 홍보대사 모집에는 수많은 경쟁자가 몰리곤 한다.

■ KB, 락스타존으로 공세=최근 대학생 마케팅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는 곳은 KB국민은행(은행장 민병덕)이다. 대학 인근에 대학생 전용점포인 ‘락스타(樂Star)존’을 속속 개점하고 젊은 은행 이미지 만들기에 나섰다. 무료 세미나 룸과 미니 카페, 미디어 사용공간 등으로 구성된 ‘펀앤드커뮤니티존’을 마련하고, 내부 인테리어도 카페처럼 꾸몄다. 락스타 입출금식 예금통장과 체크카드를 주력상품으로 판매하는데, 특히 예금통장은 평균잔액 100만원까지 연 4%의 금리를 지급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금융 관련 궁금증을 해결토록 하는 등 대학생 타깃 서비스도 도입했다.

지난달 20일 숙명여대와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문을 연 이후 일주일 후 광운대·단국대·서울과기대·숭실대·전남대·전북대·한양대점 등 26개, 이어 이번달에는 연세대·경희대(국제)·성균관대점 등 11곳을 잇달아 열었다. 오는 2월말까지 경희대·동국대·중앙대·홍익대점 등 총 42개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락스타존 캠퍼스플라자사업단의 김명동 계장은 “대학 내 입점 은행은 우리은행이 가장 많고, 국민은행은 사실상 후발주자”라면서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 이미지 차별화를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락스타존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은행이 입점한 대학교는 31곳, 신한은행은 24곳, 국민은행이 6곳이다. 뒤를 따라가는 만큼, 락스타 존을 통해 대학생에게 적극 다가가겠다는 의도다.

대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큰 고객은 아니지만, 졸업 후 입사를 하게 되면 자연스레 고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생 때 거래하던 은행이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겠느냐”면서 “‘젋은은행’의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잠재고객을 관리하는 게 락스타존 개설 이유다. 올해 안에 적어도 50개 이상을 개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리, 카드납부 맞불=KB국민은행이 락스타존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은행장 이종휘)은 등록금 납부 기간을 맞아 신용카드 납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대·서강대·서울시립대·연세대·중앙대 등 12개 대학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위해 전산 시스템 특허를 받아 대학에 제공한다. 우리은행 카드전략부 지종석 차장은 “등록금 카드납부는 업무 자체가 워낙 복잡해 그동안 꺼려 왔는데, 이를 간소화한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 대학 측에 제공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 차장은 “이번 달 카드 납부 가능 대학을 12개 대학으로 늘린 것에 이어 올해 안에 10~15개 정도의 대학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락스타존에 대항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박정룡 우리은행 홍보팀 차장은 “KB 락스타존이 다른 은행들에게 일부 자극이 됐다”면서 “31개 대학에 입점한 우리은행 점포의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워낙 기세가 맹렬해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박 차장은 “국민은행의 경우 대학 내 입점이 적기 때문에 외곽에서 락스타존을 개설해 대학으로 들어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와 반대로 대학 내부 지점 안에 여유 공간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게 주 골자”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은 지난 7일 신한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제14기 신한은행 대학생 홍보대사 발대식’을 열었다. 이들은 앞으로 신한 브랜드가치 대외 홍보, 신한은행 홍보 관련 아이디어 뱅크, 온·오프(On·Off)라인에서 신한은행과 고객과의 메신저 역할 등을 하게 된다. 홍보대사로 선발되면 매월 활동비를 지급하고, 활동 우수자에게 해외문화탐방 기회를 준다. 특히, 신한은행 입행 시 우대 등 특전 때문에 인기가 좋다.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을 거쳐 54개 대학교 남학생 43명 여학생 57명 등 총 100명을 선발했는데, 이번에 지원자수가 4000여명에 달했다. 7년 동안 운영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에 이를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학생 홍보대사를 담당하는 윤제성 홍보부 차장은 “신한은행 홍보대사는 7년이나 돼 인지도가 높으며, 다른 회사에서도 홍보대사 활동을 인정받기 때문에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윤 차장은 “홍보대사가 봉사활동을 하거나 교내에서 홍보활동을 하면 자연스레 이미지가 올라가게 마련”이라며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이용자를 늘리거나 하는 것보다는 이런 방법을 더 강화하는데 주력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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