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농가 학생에 장학금...방역요원엔 위문품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한 가운데 대학가에는 구제역 극복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전국 수의대 학생들이다. 강원대·건국대·경북대·서울대·전북대·충남대 등 수의대가 있는 학교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구제역 방역을 위해 매서운 날씨 속에서도 축산 농가를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건국대 수의대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경기 여주와 양평 등 5개 지역을 찾아 방역 봉사활동을 펼쳤고 같은 기간 30여 명의 경북대 수의대생들도 영천시와 예천군 등 경북지역 구제역 발생 지역에 방역작업과 백신접종 작업에 참가했다. 전북대 수의대 교수진을 비롯한 수의대 학생들 40여 명 역시 지난달 11일과 12일 무주군 일원 등 축산 농가 현장을 찾아 백신접종에 큰 힘을 보탰다.

이근우 경북대 수의과대학장은 “구제역 피해 축산농가를 돕기 위해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섰고 이는 지역민의 사랑으로 성장해 온 경북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재학생들의 이런 활동이 구제역 확산을 막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들도 움직임을 같이 했다. 서울대가 지난달 10일 가장 먼저 재학생 가운데 구제역이 발생하거나 예방 살처분으로 피해를 본 축산 농가 자녀에게 다음 학기 등록금을 전액을 면제하겠다며 나섰다. 다음날 순천향대도 “피해 농가 학생들에게 특별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아픔을 나누겠다”고 발표했다.


두 학교를 이외에 지금까지 구제역 피해 농가 자녀에게 등록금 일부 혹은 전액을 면제하겠다고 밝힌 대학은 경북대, 관동대, 대구대, 문경대학, 전북대, 충북대 등이다.

안행근 전북대 학생처장은 “최근 농가들이 구제역과 폭설, 한파 등으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다”며 지역거점국립대로써 어려운 농가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도 구제역이 장기회 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축산 농가 주민과 재해 지역 내 방역 및 수의 진료 요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걱정하고 나섰다. 서울대 병원은 구제역 재난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대 병원 홈페이지(www.snuh.org)에 정신 건강 관련 코너를 개설했다. 

일반 학생들과 교직원들도 구제역 극복에 힘을 보탰다. 대구가톨릭대 총학생회는 지난 7일 경산시 하양읍 청천역과 와촌면 청통와촌IC 부근, 영천시 금호오거리 부근 등 학교 주변 구제역 방역 초소 5곳을 방문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는 공무원과 주민들에게 간식과 음료수 등 위문품을 전달했고 청운대·혜전대학 교직원들은 성금을 모아 홍성군에 전달했다. 한림성심대학은 화천지역의 주요 행사인 ‘산천어축제’가 구제역과 한파 등으로 취소됨에 따라 ‘화천 농특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상렬 청운대 총장은 “구제역으로 피해를 입어 고통받고 있는 축산인들이 조속히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기를 희망한다”며 대학 구성원 모두의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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