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폭적 지지 바탕 대학 이끌어···7월 이사장 갈까

한양대 신임 총장에 임덕호 경제학부 교수가 7일 선임되면서, 지난 18년 동안 한양대를 이끌어온 김종량 총장<사진>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1993년 이후 막강한 리더십으로 한양대를 이끌어온 김 총장의 그간 공적 역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퇴임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대로 출발한 한양대가 종합대로 바뀌면서 인문사회 분야도 뛰어난 성과를 냈는데, 김 총장은 이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특히, 사법시험 합격생 배출이나 기업 임원 배출 순위 등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이에 맞춰 한양대의 양적성장을 이끌어온 공로 역시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을 화두로 대학의 질적 성장 역시 주도했다는 평가다.

김 총장은 그렇지만 지난해 12월 초 교수·교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너무 오래해서 쉬고 싶다”며 전격 사퇴의 뜻을 알린 바 있다. 김 총장은 이 이메일에서 “그동안 한양대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책도 읽고 한양사이버대와 한양여대도 챙겨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총장의 ‘스타일’을 잘 아는 이들은 “김 총장은 한양대 사퇴 이후 한양대를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재단관계자 A씨는 “일요일에도 회의를 여시는 분이다. 지난 18년 동안 대학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분이 한양대 총장을 그만두고 한가하게 어디 다니시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12월 “쉬고 싶다”는 이메일 때문에 항간에서 제기됐던 ‘김종량 총장 건강 이상설’ 등에 대해 “건강이상설은 현재 활동하시는 총장님을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양학원에서 가장 큰 게 한양대였고, 모든 걸 이곳에다 치중해 왔는데 앞으로는 일선에서 물러나 더 넓은 범위에서 힘을 쓰시겠다는 뜻”이라며 “김 총장에게 한양학원은 운명이자 숙명이다. 아버님의 의지를 평생 의지를 받들어야 하는데 본인이 쉬고 싶다고 쉴 수 있겠는가. 총장직을 물러난 후 한양학원을 위해 더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학관계자 B씨 역시 “총장님만큼 열심히 일하시는 분이 대학에는 없다. 본인의 모든 것을 희생해 한양대를 발전시킨 인물”이라며 “한양대가 톱 수준의 사학으로 진입하는 데에는 김 총장의 공이 지대했다고 본다. 그 바탕은 역시 막강한 ‘리더십’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총장 사퇴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마침 이사 한 자리가 공석인데, 이사로 추대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한양대 총장직을 맡는 동안에는 당연직으로 이사를 겸직하게 돼 있다. 총장직을 그만두면 이사직도 자동으로 그만둬야 한다. 그렇지만, 그동안 김 총장의 공로를 고려해 ‘김 총장을 개인 자격으로 이사에 모셔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돈다는 것.

다른 대학관계자 C씨는 이에 대해 “오는 7월 이사장 자리가 만료되는데, 이를 맡을 최적의 인물이 바로 김 총장이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럴 경우, 김 총장이 총장직을 그만 둔 후 개인 자격으로 이사를 맡고, 오는 7월에는 자연스레 이사장에 오르게 된다. 이사장으로 취임하면 전체 법인 계열사들에 대한 권한은 강화되면서 운영에 참여하는 부담은 줄어들 게 된다. 그간 김 총장의 공로와 이후 행보를 고려할 때, 가장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C씨는 이에 대해 “현재 돌고 있는 이야기일뿐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다른 언론사들이 김 총장 퇴임과 함께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지만, 김 총장은 ‘신임 총장의 힘을 실어주겠다’면서 모든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 “한양대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지만, 지위에 대한 욕심은 없으신 분이다. 김 총장이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는 말은 일절 없었고, 이후 행보는 모두 주변에서 나오는 이야기임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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