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교양교육 강화하고 1천만원 상금 ‘교육상’ 신설

‘호남지방에 완전한 종합대학을 세워 호남의 수재와 조선 각지의 영재를 모아 교육하자는 생각과, 과거의 일률적이고 종합적인 교육을 넘어 개성의 본질과 특수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성 교육을 하고자 하는 이상과, 교육을 하는 데 있어 학비의 부족함으로 인해 영재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는 생각….’ (조선대학 설립동지회 입회 권유문 中, 1946년 발표)

전호종(57) 조선대 총장은 지난 2007년 11월 취임 이후 ‘제대로 가르치는 대학’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다양한 교육개혁을 시도해 왔다. 1946년 7만2000여 민중이 교육에 대한 염원을 모아 설립한 민립대학 조선대의 근본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인성·지성·창의력 신장에 몰입했다. 전 총장은 “학생들이 조선대에서 수학하며 꿈을 찾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취임 후 일관적으로 ‘교육’을 강조해왔는데

“우리 대학 신입생 중 상당수가 지방 사립대에 입학했다는 점 때문에 패배의식에 갇혀 괴로워한다. 학생들이 재빠르게 패배감을 떨쳐내고, 자신 있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려면 교육을 잘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대학 교육의 본질은 인성·도덕성을 기본으로 의사소통 능력, 문화적 감수성, 창의적·통합적 사고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심 등을 고루 갖춘 인간다운 인간, 지성다운 지성을 키워내는 데 있다. 이 같은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3년간 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가장 중점적인 노력을 쏟았다.”

-총장께선 특히 기초교양교육 강화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학들은 전공교육에만 치중했지 전공을 창의적, 융·복합적으로 담아낼 기본소양을 기르는 교육에는 소홀했다. 이에 조선대는 지난 2009년 11월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목표로 기초교육원을 신설하고 융합 교육에 포커스를 맞춘 7개 교과목을 직접 개발·운영해 왔다. 또 올해부턴 보다 체계적인 기초교양교육 시스템·프로그램 구축을 위해 기초교육원을 기초교육대학으로 승격했다.”

-조선대는 타 대학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다양한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우선 ‘문화 마일리지제도’는 학생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CU-SP(Chosun University Student Portfolio) 시스템에 저장하면 핵심소양·봉사·독서·취업·자기관리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마일리지를 부여하고 총점에 따라 장학금, 해외문화 탐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의 자기계발, 미래설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교양, 창의력, 봉사정신까지 복합적으로 길러줄 수 있어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조선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ESL 영어 몰입교육 프로그램’은 기숙형 영어 몰입교육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실질적 어학 능력 향상을 이끌고 있다.”

-올해 잘 가르치는 교수를 선정·시상하는 ‘백악교육상’을 신설했다. 학술상의 2배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내걸었는데

“총 3단계 평가를 통해 인문사회 및 예·체능계열, 자연계열 등 2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선정했다. 조선대가 연구역량이 뛰어난 교수에게 수여하고 있는 백악학술상의 경우 상금이 500만원씩인데, 백악교육상엔 학술상의 2배인 1000만원씩을 준다. 그동안 대학 사회에선 모든 제도가 연구에 치우쳐 있어 교육이 소홀하게 취급된 측면이 없지 않았다. 교수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기 위해 상을 만들었고, 상금도 높게 책정했다.”


△전호종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

-지난해 1월, 22년여 만에 재단 정상화를 이뤘다

“조선대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이한 직후 ‘나라를 빼앗기는 설움을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는 민족의 영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민중의 자각에 의해 설립된 민립대학이다. 이 같은 설립정신을 지난해 정상화 과정에서 충분히 살려내지 못한 점은 상당한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법인 정상화를 계기로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설립정신을 되살리려는 구성원의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부가 교육정책을 심사숙고해 수립하고, 한 번 정한 사항은 정확하고 일관되게 이끌어 가줬으면 한다. 예컨대 대학에 입시·운영에 관한 자율권을 주기로 했다면 이를 완벽하게 지켜주는 게 옳을 것이다. 정책을 수립한 뒤엔 번복 없이 계획대로 추진해 달라. 그래야 대학·학부모·학생이 정부를 신뢰하고 따라갈 수 있다.”

-임기 종료 시점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까지 해온 것처럼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 이제 임기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연임에 대한 의향을 궁금해 하는 분이 많다. 지금으로선 연임에 관해 아무런 말도 하기가 어렵다. 다만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교육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흐트러짐 없이 노력하겠다는 약속만큼은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