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묘미 살리면서도 현대어로 쉽게 다시써

이민희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30년대 후반 최고 수필들을 모아 ‘춘풍천리’라는 책을 출간했다. ‘춘풍천리’에는 당대 최고의 수필을 모아 1938년 간행한 ‘현대 조선 문학 전집-수필 기행집’에 수록된 글 중 27편이 번역·주해돼 실렸다.

이민희 교수는 1930년대 작품 중 현대 독자의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 충분한 공감을 끌 만한 작품, 아직 널리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위주로 선정해 이 책을 펴냈다.

이 교수는 원문 표기를 최대한 살려 본래의 묘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쉽고 친근한 현대어로 다시 쓰기를 시도했다. 난해하거나 생경한 어휘·표현에는 주석을 성실히 제시했다.

책 속에는 1920년대에 경부선 열차를 타고 기차 여행을 하는 도중에 맛보는 봄날의 객창감을 담아낸 안재홍의 ‘춘풍천리’를 비롯해 금강산 비로봉을 오르는 여정과 그 중간에 만나게 되는 기묘한 풍경을 생생하게 펼친 이광수의 ‘금강산 비로봉 등척기’가 실렸다.

또한 도시인의 모던한 라이프스타일을 풀어낸 작가 박태원의 수필 ‘병원’, ‘첫여름 풍경’, ‘우산’ 등과 1930년대 한국 수필의 백미라할 수 있는 나도향의 ‘그믐달’도 만날 수 있다.

이민희 교수는 “이 책에 나타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이 오늘날 잃어버렸거나 잊고 지내는 소중한 것들을 한 번쯤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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