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전문계·과학·일반·영재고 출신 잇단 자살

올해 들어서만 KAIST 학생 4명이 자살했다. 서남표 총장을 비롯해 교수·학생 등 KAIST 구성원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8일 KAIST에 따르면, 7일 자살한 학생은 한국과학영재고 출신으로 2학년에 재학 중인 박모(19)씨였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 6일자로 학교를 휴학한 상태였고,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의 시신은 인천의 모 아파트 1층 현관 앞에서 발견됐다. 점퍼와 지갑이 이 아파트 21층 복도에 떨어져 있던 점을 미뤄 또 한 번의 KAIST생 자살로 추정된다.

KAIST는 올해 들어서만 4번의 자살 사건을 겪었다. 지난 1월 전문계고 출신인 ‘로봇 영재’ 조모(19)씨가 숨진 것을 시작으로, 과학고·일반고·영재고 출신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전문계고 출신은 개교 이래 입학한 학생이 모두 10명도 안될 정도로 굉장히 드문 케이스다. 때문에 조씨 자살 당시엔 입학사정관전형 등 제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KAIST 재학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과학고·영재고·일반고 출신까지 연이어 자살하자 사태는 서남표 총장의 책임론으로 옮아가고 있다.

서 총장의 입장도 급선회했다. 지난 4일까지만 해도 당시 3명의 학생에 대한 사과는 하되, 자신의 개혁정책을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7일 4번째 자살 사건이 터지자 그는 “국민 여러분께, 학부모님들께, 학생들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간 대표적 학업스트레스 요인으로 지적받던 ‘징벌적 등록금’제도도 폐지하기로 했다. 박희경 기획처장은 “성적에 따른 수업료 부과제도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며 “이젠 평점 2.0 이하도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KAIST는 이달 말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 외에도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일반고·전문계고 출신별로 이수 과목을 차별화하고, 물리·수학 등 5과목으로 구성된 1학년 필수과목 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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