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전공 아울러 저서 늘어…전공·관심사 반영


▲ 사진설명: 이원로·박남기·박소경·최문자·김성혜·김영호 총장  

총장의 저서를 보면 그들이 보인다. 최근 총장들의 책 출간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의사시인’은 이원로 인제대 총장의 필수 수식어다. 심장 전문의인 그는 198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이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아홉 번째 개인시집 <우주의 배꼽>을 출간하는 등 총장 직무 틈틈이 시작(詩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총장은 “의사로서 한계 상황을 자주 접하다보니 삶과 죽음, 사랑, 두려움, 고통, 환희와 같은 느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에게 시는 이러한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자 내·외적 경험의 산물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총장도 있다. <최고의 교수법>을 출간한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이다. 우리나라 최연소 국립대 총장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그는 최고의 교수법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면서 인기 작가 총장으로 또 한번의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이 책의 인세를 ‘광주교대 릴레이장학금’으로 기탁하면서 이른바 대학가의 엄친아 총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소경 경산1대학 총장의 이력 또한 이색적이다. 소아과 의사인 박 총장이 심리학 도서 <심리학 강의>를 펴낸 것. 박 총장은 “나이 쉰에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칼 융에 대해 알게 됐고, 융의 학문이 궁금해 심리학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귀뜀했다. 그는 50대 늦깎이로 심리학 공부를 시작해 석사학위까지 받은 노력파 총장이다.

‘시 읽어주는 총장’으로 알려진 최문자 협성대 총장은 대표 시인 총장이다. 그는 올해 3월 그동안 발표한 시 가운데 100편을 묶어 시선집 <닿고 싶은 곳>을 출간했다. 최 총장은 자신을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환시나 광기의 촉수와 피를 가지고 시에게로 무작정 막무가내 쓰러지며 투신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시인”이라고 표현했다.198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최 총장은 시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달 초에는 교내에서 시 낭송회도 열었다. 협성대 관계자는 “취업 경쟁으로 감성과 내면이 메말라 가는 학생들에게 시를 통한 감성 자극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일생동안 얻은 피아노 테크닉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나도 피아노 가르칠 수 있다>는 피아노 교육자 김성혜 일생의 기록이다. 그는 평소 모든 수업을 녹화하고 학생들과의 레슨 내용을 메모하며 피아노 테크닉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김 총장은 “50%는 피아노를 치고, 50%는 귀로 들어라”라고 강조했다. 좋은 연주자가 되기 위해선 피아노 연주와 함께 균형있는 학습도 중요하다는 애정섞인 당부다.

또 김영호 배재대 총장은 최근 <현대사회를 진단한다-사회진단의 사회학>(우베 쉬만크·우테 폴크난 엮음)을 한독사회학학회 소속 학자 16명과 함께 번역해 펴냈다. 이 책은 하버마스·루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19명의 사회과학자와 철학자가 현대사회를 진단하고, 병리현상을 분석해 적절한 처방을 내린 다양한 시각의 현대진단을 소개하고 있다. 김 총장은 “세계적인 저명학자들이 현대사회를 진단한 책을 소개함으로써 자신이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역동적 과정과 미래 전망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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